서로 다른 법정에서 송영길-이정근 '돈봉투' 대립

김종훈 2024. 6. 3. 18:5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보석 후 첫 재판] 이 "돈봉투, 송영길 알았을 것" - 송 "3만 개 녹음파일 중 왜 하나도 없나"

[김종훈 기자]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6.3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대해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같은 날 다른 법정에서 정면으로 대립했다.

3일 오전 보석 석방 후 첫 재판에 출석한 송영길 대표(전 민주당 대표)는 법정 안과 밖에서 관련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반면 오후에 다른 관련자들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은 "(송 대표가 돈봉투 지급을) 알았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날 하얗게 머리가 센 모습으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나타난 송 대표는 출입 전 기자들과 만나 "(지난 공판에서) 이정근 증인도 '송영길로부터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지시를 받거나 같이 공모한 적 있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그런 적 전혀 없다'고 했다"면서 "지금까지 모든 사람의 증언이나 녹취록을 보더라도 사전에 송영길의 지시를 받거나 같이 공모해서 무슨 돈봉투를 했다는 말은 전혀 없다"라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송 대표는 "이정근 증인이 내게 보고했다고 주장하는데, (이정근이 검찰에 제출한) 3만 개 넘는 녹음파일 중에 왜 송영길과 직접 통화한 녹음파일이 없고, 텔레그램 메시지도 없느냐"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위증 교사 의혹과 관련해서도 "비약이자 오해"라고 주장했다. 지난 5월 29일 증인으로 출석한 이 전 사무부총장은 지난해 11월 송 대표가 출판기념회에서 자신의 남편에게 '나를 믿고 훗날을 함께 도모하자'라는 메모를 적어 자신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행동이 회유와 압박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송 대표는 "이정근의 남편이 내 출판기념회 때 와서 '이정근에게 책을 넣어주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훗날을 도모해 힘냅시다'라고 사인해서 줬고 그걸 남편이 구치소에 있는 이정근 증인에게 준 모양"이라며 "그걸 회유라고 하는 것은 비약이고 오해"라고 말했다. 그는 "남편이 나를 만나려고 수차례 시도했는데 내가 안 만나줬다고 해서 마음이 상했다 한다"라며 "누군가를 만나면 증거 인멸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만날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이정근 "송영길, 지역위원장 활동비 지급 당연히 알았다"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3일 다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돈봉투 관여를 증언했다. 사진은 지난 2022년 10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이 전 사무부총장의 모습이다.
ⓒ 연합뉴스
 
이날 오후 다른 법정에서 열린 윤관석·이성만·임종성·허종식 등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의 관련 공판에는 구속중인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법정에 나온 이 전 사무부총장은 '송영길 대표가 (지역위원장들에게) 활동비를 주는 사실을 알았냐'는 검사의 질문에 "알았을 것"이라면서 "2018년 당대표 선거 때는 송영길이 직접 활동비를 주기도 했다. 활동하는 분들에게 (활동비를)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그렇게 지급된다는 것을 본인 역시 알고 있었다"라고 증언했다.

이 전 사무부총장은 지난 5월 29일 열린 송 대표 공판 때와 마찬가지로 이성만 의원이 건넨 1000만 원은 50만 원씩 봉투 20개에 나눠 담아 지역본부장들에게 활동비 명목으로 줬다고 밝혔다. 또 윤관석 전 의원이 2021년 4월 27~28일 두 차례에 걸쳐 300만 원씩 들어있는 돈봉투 20개를 민주당 의원들에게 살포한 사실도 송 대표가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 전 사무부총장은 송 대표가 2021년 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나섰을 때 당시 캠프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은 인물이다. 검찰은 이 전 사무부총장의 다른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그의 휴대전화에서 돈봉투 살포를 모의하는 녹음을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송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을 별건으로 기소했다.

송영길 "한동훈 시행령, 국회 입법권 침해" 위헌법률심판제청 예고

한편, 송 대표는 법무부가 수사 준칙 개정안으로 국회의 수사권 제한을 무력화시킨 데 대해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이 국회가 검찰의 수사권을 제한시킨 것을 시행령으로 다 풀어버렸다"면서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이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산업·대형참사 관련 6개로 되어 있던 것을 (국회가) 경제·부패로만 (축소)했는데, 시행령을 통해 선거 관련 사건을 다 집어넣어 버렸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한 것이고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