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됐으면" "박정희 때도 허탕"…尹 석유 시추 발표에 술렁

최서인, 오욱진 2024. 6. 3.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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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3일 경북 포항 영일만 석유·가스 탐사 시추를 계획 중이라고 밝히자 여론이 술렁였다.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실에서 국정브리핑을 통해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도 산유국 됐으면”…기대감에 테마주 급등

윤 대통령 발표 직후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는 석유 매장에 대한 엇갈린 반응이 쏟아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되기만 하면 나라의 경사다”“제발 우리나라도 산유국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거나 “해양시추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능해지지 않았을까 싶다. 결과로 나타나길 바란다”는 등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같은 기대감을 반영해 이날 석유·에너지 관련 테마주는 일제히 상승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10개 종목 중 7개 종목이 석유·가스 관련 종목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석유가 전 거래일 대비 29.98% 오른 1만7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성에너지, 동양철관, 한국가스공사 등도 30%가량 급등하며 상한가 행렬에 동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석유와 가스 매장 가능성이 있다는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승환기자

“박정희 시절에도 나왔던 이야기…국면 전환용 아닌가”

3일 경북 포항 영일만 바다가 잔잔한 물결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날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다만 정권 지지율이 떨어지는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카드 아니냐는 비판적인 반응도 나왔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6년 1월 포항 영일만에서 석유가 발견됐다고 직접 발표한 사례를 들어 이번에도 해프닝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당시 영일만 석유는 1년 만에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며 개발이 중단됐다.

누리꾼들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도 나왔던 이야기다. 너무 바람 잡으면 안 된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확인된 것도 아니고 가능성만으로 대통령이 직접 발표를 하나”“지지율이 떨어지니까 갑자기 발표한 것 같다”라거나 “부산 엑스포 유치도 거의 될 것처럼 하더니 안 됐다”는 등 냉소적인 반응도 다수였다.

50년 넘게 일본과 공동개발을 추진해 온 ‘제7광구’ 개발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7광구는 제주도 남쪽에 위치한 대륙붕(육지의 연장 부분) 일부 구역으로, 상당한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1974년 한국과 일본이 공동개발 협정을 맺었으나 50년간 탐사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고, 일본이 일방적으로 협정 종료를 통보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역술인 천공이 지난달 16일 게재한 유튜브 영상에서 ″우리나라는 산유국이 안 될것 같나. 우리도 산유국이 된다″고 말한 점을 들어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윤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서 거론됐던 역술인 천공이 약 2주 전 유튜브에 게재한 영상도 논란이 됐다. 천공은 지난달 16일 ‘금을 대체할 물질을 개발할 수 있는지’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우리는 산유국이 안 될 것 같나. 우리도 산유국이 된다”며 “예전에는 손댈 수 있는 기술이 없었지만, 지금은 그런 게 다 있다. 대한민국 밑에는 보물덩어리가 많다”고 말했다.

해당 강의는 지난 1월 14일 진행됐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국가의 큰일을 역술인이 미리 다 알고 있는 건가”“발표 시점이 너무 공교롭다”는 등 의혹을 제기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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