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에 “무릎 꿇고 빌어” 말한 학부모…경찰 불송치, 왜

경찰, 경기도교육청 ‘교권침해’ 고발 사건 중 1건 불송치
학부모 발언 협박으로 보기 어렵다 판단

경찰이 교권침해 등을 사유로 경기도교육청이 학부모를 고발한 3건 가운데 1건에 대해 불송치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학부모가 교사에게 협박성 발언을 했다고 본 교육청 판단과 달리 ‘감정표현을 한 것’으로 보고 불송치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남부경찰청은 3일 도 교육청이 협박 혐의로 학부모 A씨를 고발한 사안에 대해 불송치(무혐의)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도 교육청은 김포시 한 중학교에서 학부모와 학생 상담을 하던 중 교사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한 학부모 A씨를 고발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자녀의 중학교 교사와 상담하다가 “선생님답지 못하다” “민·형사 소송을 끝까지 가겠다” “무릎 꿇고 빌 때까지 말하지 말라” 등의 말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A씨는 자신의 자녀가 교사의 생활지도에 따르지 않고 오히려 교사에게 반복적으로 모욕적인 언행을 한 일로 상담하다가 문제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 교육청 교권보호위원회는 지난 1월 심의를 통해 해당 사안은 교권 침해 사안이며 A씨 발언은 협박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경찰은 A씨의 발언을 협박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협박 여부는 당시 정황 등 전체적인 내용을 종합해 판단한다”며 “단순한 감정적 표현은 협박으로 볼 수 없다는 판례를 근거로 해당 발언에 대해 협박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도 교육청이 고발한 나머지 2건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 건은 현직 경찰관인 학부모 B씨가 지난해 12월 자녀의 중학교 생활 문제로 담임교사와 전화 상담을 한 뒤 같은 달 학교를 찾아가 “나의 직을 걸고 교사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한 혐의다. B씨는 해당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또 다른 사건은 C씨 등 학부모 2명이 지난 1월 자녀가 가해자로 지목된 학교폭력 사안에 불만을 품고 학교를 방문해 담임교사를 둘러싸고 “징계를 받도록 하겠다”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고 협박성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내용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민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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