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엄마, 딸바보 아빠죠"... 결혼 10주년 탕웨이·김태용의 '원더랜드'
나원정 2024. 6. 3. 17:16
5일 개봉 영화 '원더랜드'
김태용 감독·주연 탕웨이
AI 망자 복원 서비스 미래
"평소 생활이 창작 원천"
김태용 감독·주연 탕웨이
AI 망자 복원 서비스 미래
"평소 생활이 창작 원천"
“아내(탕웨이)는 ‘만추’(2011) 때보다 더 섬세하고 용감해졌어요. 영화를 잘 찍고 있는지 의심이 들 때 집에 가서 아내에게 물어보면 좋은 답도 줬죠. 24시간 일하는 느낌이 들긴 하더군요. 하하.”(김태용)
“우리 둘 다 ‘일 중독’이고 섬세한 스타일이라 같이 작업한 건 행운이었죠.”(탕웨이)
영화감독 김태용(54), 중국 배우 탕웨이(44) 부부가 13년 만에 함께한 영화 ‘원더랜드’가 5일 개봉한다. 영화 ‘만추’로 처음 만난 둘은 2014년 결혼해 올해 10주년을 맞는다. 2016년 얻은 딸 썸머도 오는 8월 8살이 된다.
지난달 31일 언론에 공개된 ‘원더랜드’는 세상을 떠난 연인‧가족을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해 동명의 화상통화 서비스로 만난다는 상상을 펼친 작품이다. 배수지‧박보검의 커플 로맨스와 함께 탕웨이의 모녀 3대 이야기가 묵직하게 감정선을 이끈다. 영화 ‘만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2022)으로 각각 백상예술대상‧청룡영화상에서 외국인 최초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탕웨이의 세 번째 한국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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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엄마·딸한테 화상전화 걸려온다면?
탕웨이가 연기한 중국인 워킹맘 바이리는 한국에서 노모(니나 파우)와 함께 어린 딸 지아(여가원)를 키운다. 자신의 죽음을 지아에게 감추기 위해 원더랜드 서비스를 의뢰한다. 지아는 자신의 장래희망인 고고학자 모습으로 전화를 걸어오는 엄마가 반갑지만, 노모는 이미 죽은 딸처럼 구는 AI가 혼란스럽기만 하다.
공동 각본을 겸한 김태용 감독은 언론시사회에서 바이리와 탕웨이의 닮은 점을 “하는 일에 대한 용감함, 무모함”이라 꼽았다. 또 “바이리는 엄마로서의 책임감이 극 초반 많이 부각되는데, 실질적으로 더 고민한 부분은 딸로서의 바이리”라며 “탕웨이는 (두 정체성의) 극과 극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공동 각본을 겸한 김태용 감독은 언론시사회에서 바이리와 탕웨이의 닮은 점을 “하는 일에 대한 용감함, 무모함”이라 꼽았다. 또 “바이리는 엄마로서의 책임감이 극 초반 많이 부각되는데, 실질적으로 더 고민한 부분은 딸로서의 바이리”라며 “탕웨이는 (두 정체성의) 극과 극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3일 서울 삼청동에서 따로 만난 탕웨이도 “‘원더랜드’ 속 모녀에 친엄마와 내 모습이 많다”고 인정했다. 올 2월 가수 아이유의 ‘Shh..’ 뮤직비디오 출연 당시 그는 ‘그녀와 눈동자가 닮은 그녀의 엄마’란 가사가 마음을 울렸다며 아이유에게 한글 손편지로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날도 “중국에서 경극 배우였던 어머니는 젊을 적 나보다 예뻤다고 아버지가 그러더라. 이번 영화에 나온 홍콩 배우 니나 파우는 실제 우리 엄마 눈빛, 선량하고 발랄한 모습까지 빼닮았다”고 각별한 마음을 전했다. 영화 ‘크로싱 헤네시’(2010)에서 호흡을 맞춘 파우를 이번 영화에 출연 섭외한 것도 탕웨이였다.
이날도 “중국에서 경극 배우였던 어머니는 젊을 적 나보다 예뻤다고 아버지가 그러더라. 이번 영화에 나온 홍콩 배우 니나 파우는 실제 우리 엄마 눈빛, 선량하고 발랄한 모습까지 빼닮았다”고 각별한 마음을 전했다. 영화 ‘크로싱 헤네시’(2010)에서 호흡을 맞춘 파우를 이번 영화에 출연 섭외한 것도 탕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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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 폭풍오열·무표정 오간 그 장면
극 중 그의 ‘엄마’ 연기도 결혼 전 찍은 ‘시절인연’(2014) 때보다 성숙해졌다. ‘원더랜드’가 데뷔작인 아역 여가원을, 촬영 내내 집에서 딸처럼 데리고 살다시피 했다고 한다. 이런 준비 과정 덕분일까. 화상통화 설정 탓에 상대배우가 아닌 휴대전화를 보고 연기하는 장면이 많았음에도 감정 몰입이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탕웨이는 “화면에 딸(여가원), 엄마(니나 파우) 얼굴만 나와도 자연스럽게 느껴졌다”고 돌아봤다.
‘원더랜드’는 김 감독이 2016년 실제 영상통화 중 착안한 작품이다. 김 감독이 “AI라는 기계가 포함된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감정을 나눌 수 있을까 고민하며 영화를 만든” 만큼 AI 연기 톤도 배우들과 수차례 논의를 거쳤다. 그는 “어머니께 로봇 청소기를 사드렸더니 ‘너, 거기 들어가면 안 돼’ 라며 사람처럼 대화하더라. ‘원더랜드’의 AI도 남겨진 이들의 바람처럼 사람처럼 (표현)해야 하나, 많이 생각했다”고 했다.
AI 바이리가 억제할 수 없는 눈물과 무표정을 오가며 마치 사람처럼 당황하는 장면도 그런 과정에서 탄생했다. 탕웨이는 “최종 영화에선 빠졌지만, 극중 바이리의 상황을 잘 표현한 장면이었다. 연기가 힘들었지만 재밌었다”고 말했다.
‘원더랜드’는 김 감독이 2016년 실제 영상통화 중 착안한 작품이다. 김 감독이 “AI라는 기계가 포함된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감정을 나눌 수 있을까 고민하며 영화를 만든” 만큼 AI 연기 톤도 배우들과 수차례 논의를 거쳤다. 그는 “어머니께 로봇 청소기를 사드렸더니 ‘너, 거기 들어가면 안 돼’ 라며 사람처럼 대화하더라. ‘원더랜드’의 AI도 남겨진 이들의 바람처럼 사람처럼 (표현)해야 하나, 많이 생각했다”고 했다.
AI 바이리가 억제할 수 없는 눈물과 무표정을 오가며 마치 사람처럼 당황하는 장면도 그런 과정에서 탄생했다. 탕웨이는 “최종 영화에선 빠졌지만, 극중 바이리의 상황을 잘 표현한 장면이었다. 연기가 힘들었지만 재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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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댁 탕웨이 연기 성장 "평소 생활 덕"
김 감독은 “아내가 10여년 간 좋은 감독을 만나며 ‘만추’ 때보다 배우로서 더 많이 성장했다”고 신뢰를 내비쳤다. 탕웨이는 “내 능력을 잘 집어내 주는 감독님들을 만나 한 걸음씩 여기까지 왔다”고 겸손하게 말하며, “배우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솔직한 생활이다. 평소 생활을 통해 더 지혜롭고 관대해지고 많은 걸 포용하게 된다”고 했다.
또 “감독‧작가의 이야기는 본인의 생활과 평행선 안에 있다. 깊이 생각하고 파고들게 만드는 영화를 좋아하는데 김태용 감독의 영화는 따뜻하다. 감독님이 사고의 변화가 큰 편이고 다방면에 호기심이 강하다. 다음 작품이 더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때 ‘분당댁’이란 애칭까지 붙은 그는 “중국의 한 자녀 정책 때문에 못 느꼈던 대가족을 한국에서 김태용 감독과 살면서 처음 느꼈다”고도 돌아봤다. “시댁은 굉장히 화목하고 끈끈하다. 다 같이 성묘도 간다. 이렇게 많은 가족이 한꺼번에 친하게 어울릴 수 있다는 걸 경험했다”면서다. 이어 “감독 김태용은 너무 존경하고 우러러보는 사람, 아빠 김태용은 딸바보의 극치”라며 웃었다.
만약 원더랜드 같은 서비스가 나온다면 부부는 어떻게 할까.
또 “감독‧작가의 이야기는 본인의 생활과 평행선 안에 있다. 깊이 생각하고 파고들게 만드는 영화를 좋아하는데 김태용 감독의 영화는 따뜻하다. 감독님이 사고의 변화가 큰 편이고 다방면에 호기심이 강하다. 다음 작품이 더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때 ‘분당댁’이란 애칭까지 붙은 그는 “중국의 한 자녀 정책 때문에 못 느꼈던 대가족을 한국에서 김태용 감독과 살면서 처음 느꼈다”고도 돌아봤다. “시댁은 굉장히 화목하고 끈끈하다. 다 같이 성묘도 간다. 이렇게 많은 가족이 한꺼번에 친하게 어울릴 수 있다는 걸 경험했다”면서다. 이어 “감독 김태용은 너무 존경하고 우러러보는 사람, 아빠 김태용은 딸바보의 극치”라며 웃었다.
만약 원더랜드 같은 서비스가 나온다면 부부는 어떻게 할까.
김 감독이 “저도 보고 싶은 사람이 몇몇 있다. 제가 세상을 떠날 때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런 식으로 살아가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하자 탕웨이는 “원더랜드에서 너무 보고 싶은 친구, 외할머니와 재회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진짜 그 사람의 체온을 느낄 수 있는 건 아니잖나”라고 반문했다.
딸을 독립적으로 키우고 있다는 그는 “원더랜드는 일종의 치료 약이다. 남겨진 사람이 스스로 상실감을 치료할 수 있는 에너지가 몸 안에 생기면 딱 끊어야 한다. 약효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딸을 독립적으로 키우고 있다는 그는 “원더랜드는 일종의 치료 약이다. 남겨진 사람이 스스로 상실감을 치료할 수 있는 에너지가 몸 안에 생기면 딱 끊어야 한다. 약효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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