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 파리 올림픽 리허설 완벽했다…마레 노스트럼 3차 대회 '2관왕 등극'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7월 열리는 2024 파리 하계올림픽에서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처음으로 한국 수영 메달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받는 황선우(21·강원도청)가 올림픽 직전 마지막 국제대회에서 2관왕에 오르며 파리 가는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황선우는 3일(한국시간) 모나코 몬테카를로 앨버트 2세 워터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4 마레 노스트럼 시리즈 3차 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6초23에 터치패드를 찍고 우승했다. 전날 자유형 100m 결승에서 47초91을 찍고 금메달을 목에 건 황선우는 주종목인 자유형 200m에서도 금맥을 캤다.
다만 이날 수영장 수질이 좋지 않아 수질 확보가 어려운 것이 기록에서 아쉬움으로 이어졌다.
황선우가 이날 기록한 1분46초23은 자신이 지난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보유한 한국 기록(1분44초40)은 물론이고, 마레 노스트럼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2위를 할 때(1분45초68)보다 느렸다. 1분46초대로 국제대회 우승자가 나오기도 쉽지 않다.
수영전문매체 스윔스왬은 "이날 경기가 예정보다 1시간30분 정도 늦게 시작했다"고 전했다. 대한수영연맹은 "수영장 필터 문제로 수질이 탁해서 시야 확보가 어려웠다"고 설명을 보탰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에서 6위를 차지했던 이호준(제주시청)은 1분46초63으로 황선우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호준은 이번 대회 자유형 400m(3분48초43)와 200m에서 두 개의 은메달을 수확했다. 이호준은 지난 3월 국가대표 선발전 이 종목에서 황선우와 김우민에 이어 3위를 차지해 파리 올림픽에선 남자 계영 800m에만 출전한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지난 2월 도하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이 종목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따내며 남자 자유형 200m 세계 최고수임을 알린 황선우는 이번 유럽 전지훈련을 통해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를 따냈다.
바르셀로나 대회에서는 '수영 괴물'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에게 밀려 자유형 200m와 100m(48초51)에서 모두 2위를 했지만, 포포비치가 불참한 이번 모나코 대회에서는 두 종목에서 모두 금맥을 캤다.
수질 문제로 모나코 대회 기록이 다소 저조했으나, 기록 단축을 위해 휴식과 훈련을 적절히 섞는 '조정기'를 거치지 않고 거둔 성과여서 파리 올림픽을 향한 기대감은 더 커진다.
경기 뒤 황선우는 대한수영연맹을 통해 "좋은 기록은 아니지만, 시야 확보가 되지 않는 악조건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호준이 형과 나란히 시상대에 올라 기쁘다"며 "이 정도면 올림픽 앞두고 모의고사를 잘 치른 것 같다. 남은 기간 준비 잘해서 계영 800m에서도 팀원과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라고 말했다.
계영 800m 멤버인 이호준도 "기록적인 면은 아쉽다. 이번 대회를 통해 앞으로 개선하고 보완할 점을 많이 느꼈다"라며 "경기장에서 예상치 못한 여러 변수를 겪은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대한수영연맹은 파리 올림픽 남자 계영 800m 영자 4명을 확정했다. 연맹은 "지난 3월 국가대표 선발대회 자유형 200m에서 4위에 오른 김영현(안양시청)을 네 번째 영자로 확정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깜짝 4위를 차지, 올림픽 티켓을 눈 앞에 뒀던 김영현은 황선우, 김우민, 이호준과 함께 한국 수영의 올림픽 첫 단체전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앞서 대한수영연맹은 대표 선발전 남자 자유형 200m 4∼6위를 한 김영현(1분47초37), 이유연(1분47초58), 양재훈(1분48초27)을 '강화훈련 대상자'로 선발하며, 유럽 전지훈련 기간 중 김영현, 이유연, 양재훈이 자유형 200m 1분45초대에 진입하면 3명 모두 파리 올림픽에 대표로 파견하고, 3명 모두 1분47초대 기록에 머물면 3월 대표 선발전에서 4위를 한 김영현만 파리 올림픽에 파견하기로 했다.
한국이 남자 계영 800m에서 지난 2월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따낼 정도로 강세를 드러냈으나 올림픽에선 호주와 미국, 영국 등 수영 강국들이 정예 멤버를 투입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예선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김영현, 이유연, 양재훈 모두 1분45초대 기록을 내면 이 중 2~3명을 예선에 투입하고 결승에선 3명 중 가장 성적이 좋은 선수가 황선우, 김우민, 이호준과 함께 레이스를 펼치는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양재훈과 이유연이 유럽 전지훈련 기간에 기록을 끌어올리지 못해 3명 중 김영현만이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예선과 결승에 모두 나선다.
김영현은 "아직 실감이 나지 않지만, 올림픽은 운동선수에게 꿈의 무대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남은 기간 나만의 수영에 집중해서 내 페이스를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한국 수영은 '배영 간판' 이주호(서귀포시청)가 주종목 남자 배영 200m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거는 성과도 이뤘다.
이주호는 이날 결승에서 1분56초40에 터치 패드를 찍어, 1분57초62의 아포스톨로스 크리스투(그리스)를 제치고 우승했다. 전날 100m에서는 크리스투가 53초34로 1위, 이주호가 54초01로 2위를 했지만 200m에서는 이주호가 크리스투에 앞섰다.
이주호는 바르셀로나 대회에서도 배영 200m 1위(1분56초73), 100m 2위(54초03)를 차지했다.
지난 2월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 배영 200m에서 이주호는 한국 배영 종목 사상 최초로 대회 결승 무대에 올라 5위(1분56초38)에 올랐다. 파리 올림픽에서는 1분54초대 진입과 더 높은 순위를 노린다.
이주호는 "호주에 이어 이번 유럽 전지훈련을 통해 어떤 전략으로 레이스를 운영하면 좋을지 고민했다"며 "남은 두 달 동안 이를 잘 다듬어서 꿈의 무대에서 꿈의 역영을 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사진=대한수영연맹,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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