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내년 말까지 감산 연장…국제유가 다시 뛰나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가 오는 2025년 말까지 감산 연장에 합의했다. 2일(현지시간)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OPEC+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장관급 회의를 열고, 올해 말 종료 예정이던 1일 366만 배럴 규모의 석유 생산량 제한 조치를 내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올해 1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 등 8개국이 합의한 자발적 추가 감산 조치도 연장됐다. 이달 말 만료 예정이었던 하루 220만 배럴의 감산 조치가 오는 9월 말까지로 연장된 것이다. 이들 국가는 10월부터 내년 9월까지 12개월에 걸쳐 점진적으로 감산량을 축소할 계획이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감산 완화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원유 생산이 늘어난 데다 고금리 장기화, 중국 경기 회복세 둔화로 원유 수요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공급 과잉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셰일 원유 생산이 늘어나고 있고 수요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커 가격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원유 수요가 충분히 강하지 않다고 판단된다면 감산 완화 조치가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31일 기준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18% 하락한 배럴당 76.99달러에 마감했는데, 5월 한 달 사이 가격이 6% 하락했다. 브렌트유와 두바이유 가격도 한 달 사이 각각 7.1%‧5.6% 떨어졌다. 국제금융센터는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지속하고 있지만 원유 공급에 차질이 없고, 미국 금리 인하 기대 후퇴로 인해 원유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진 것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감산 연장 조치가 국제유가를 끌어올릴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WSJ은 “이번 조치가 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11월 미 대선 때까지 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OPEC+를 주도하는 사우디는 네옴시티 등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위해 유가를 배럴당 최소 90달러대로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감산이 연장되긴 했지만 단계적으로 자발적 감산량을 축소하는 계획도 함께 나왔다”며 유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라크 등 일부 회원국이 감산 합의를 지키지 않은 바 있어, 이번 연장 조치가 무사히 이행될지도 관건이다. 국제금융센터는 “대선을 앞둔 바이든 행정부의 휘발유 가격 안정 의지 등도 상승세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비OPEC+ 생산이 호조를 보이고 OPEC+의 감산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현재 수준에서 박스권 움직임을 유지하며 방향성을 모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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