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 '학대 논란' 속 대중 공개 막바지 적응 훈련

구나리 2024. 6. 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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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지 들어가 대나무 먹는 등 적응 훈련
연이은 근황 영상 공개에도 논란 진화 안 돼

한국을 떠나 중국 생활을 한 지 두 달째가 된 자이언트판다 '푸바오'가 대중 공개를 앞두고 막바지 케이지 적응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대중과 만날 때 사용하는 철제 우리 적응 훈련…대중 공개 앞두고 막바지 적응 훈련 추정

철제 우리 위에서 대나무 먹는 푸바오. [이미지출처=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 웨이보 캡처]

2일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는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를 통해 '푸바오의 현장 탐방'이라는 제목의 46초짜리 영상을 공유했다. 이번 영상에는 푸바오가 철제 우리(케이지)에 편안하게 기대어 앉아 대나무를 쉴 새 없이 벗기고 먹어 치우는 장면과 사육사가 손을 넣어 푸바오를 쓰다듬는 모습 등이 담겼다. 케이지는 푸바오가 이동할 때나 대중과 만날 때 사용할 예정으로, 센터 측은 "푸바오가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케이지에 들어가 적응하는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영상은 먹이를 배부르게 먹은 푸바오가 철제 우리에서 내려가 바깥으로 나가는 모습으로 끝이 난다.

지난 1일과 2일 모두 푸바오 영상 공개…'학대 논란' 의식하며 진화에 힘쓰는 듯

중국 사육사가 케이지 안에 있는 푸바오를 쓰다듬는 모습. [이미지출처=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 웨이보 캡처]

센터는 지난 1일에도 푸바오의 적응 훈련 과정을 담은 41초짜리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서는 푸바오가 풀밭에 누워 한손에는 대나무, 다른 한 손에는 워토우(판다 영양 빵)를 들고 먹는 모습과 원통 모양의 흰색 장난감을 갖고 노는 모습 등이 담겼다. 한국과 중국 누리꾼들로부터 푸바오가 현지에서 열악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자 중국 당국은 직접 반박 입장을 발표하며 푸바오 영상을 연달아 공개하는 등 진화에 애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지난달 27일 "현재 푸바오의 적응 생활은 평온하고 정상적이며 상태가 양호해 6월에 대중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약 한 달간의 격리 검역 과정을 거쳐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 워룽 선수핑기지 생육원(繁育園)에서 막바지 적응훈련을 받는 푸바오는 조만간 일반 관람객과 만날 것으로 추정된다.

푸바오 팬들, 미국 타임스스퀘어에도 '경고'…외신도 "판다 외교 시험대 올라" 지적

푸바오 팬들이 제작한 '푸바오 학대 항의 광고'가 지난 31일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송출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일 푸바오 팬 커뮤니티 '바오패밀리 갤러리'에는 15초가량의 광고 영상 2편이 올라왔다. 이 광고 영상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오전 10시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송출된 것으로, 해당 영상은 푸바오 팬 커뮤니티 회원들이 직접 돈을 모아 광고비를 마련한 것이다. 영상에는 푸바오의 중국 생활을 폭로하는 영상과 함께 트럭 3대 그림을 송출하며 "우리는 언제든 어디에서든 이것(트럭 시위)을 다시 할 수 있다"는 문구를 적시했다. 광고 캠페인을 진행한 바오패밀리 갤러리 운영진은 "외국인에게 푸바오 상황을 알리자는 건 아니었다"면서도 "다만, 한국 팬들의 행보를 중국 기지의 관계자들이 의식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니까 그들이 봤을 때 뜨끔할 만한 내용을 거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됐고, 그 결과 수많은 시도 끝에 (광고를) 걸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간 뒤 현지에서 열악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중국의 SNS 샤오홍슈, 웨이보 등을 통해 푸바오의 모습이 담긴 사진 여러 장이 유출됐다. 이 사진에는 누군가 푸바오를 맨손으로 만지거나, 먹이를 주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사진 속 푸바오의 목 부분에는 목줄 착용으로 인한 것으로 보이는 눌린 자국과 털이 빠진 흔적도 있었다. 이에 푸바오의 귀국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 인근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중국 당국은 푸바오를 둘러싼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외신들도 푸바오를 둘러싼 논란에 집중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1일 푸바오를 둘러싼 논쟁이 빚어지면서 중국의 판다 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중국으로 돌아간 푸바오가 학대와 홀대를 받고 있다는 의혹과 당국의 반박 등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푸바오를 둘러싼 논란은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중국의 소프트파워(판다 외교)를 위협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그간 중국은 국가 간 우호의 상징으로 판다를 선물하고, 두 나라의 갈등이 심화하면 임대차 계약을 종료하는 방식으로 판다를 회수하는 등 '징벌적 외교'를 펼치곤 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태어나 중국으로 돌아간 푸바오가 중국 내 열악한 환경 실태를 폭로하는 작용을 하게 되면서 이 판다 외교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인 것이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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