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올리려면 상속세 인하하고, 배당소득 불이익 없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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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고질적인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려면 상속세율을 인하하고 배당소득 불이익을 타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높은 상속세율 때문에 기업의 성장을 원치 않거나, 법인세 부담 탓에 배당 성향을 늘리지 못하는 기업이 많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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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고질적인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려면 상속세율을 인하하고 배당소득 불이익을 타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높은 상속세율 때문에 기업의 성장을 원치 않거나, 법인세 부담 탓에 배당 성향을 늘리지 못하는 기업이 많다는 지적이다.
박성욱 경희대 회계·세무학과 교수는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열린 ‘기업 밸류업을 위한 세제 개선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기업 밸류업을 위한 다양한 방안 중 세제 지원에 포커스를 맞춰 문제점을 살펴보고 개선책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밸류업을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상속세율을 손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상속세율이 높다 보니 기업을 이어받으려면 지분매각이나 주식담보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지배구조가 흔들리면서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인의 경우 상속세 부담 때문에 기업가치 상승을 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 교수는 “150억원 정도를 상속하면 실효세율은 41%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면서 “상속세 첫 단계 과세 구간은 15억원으로 높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업상속 적용 대상 기업도 확대해야 하는데 사회적 합의가 정 어렵다고 판단되면 밸류업 대상 기업에 한정해서라도 공제 범위를 확대하고 한도를 증액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가부양에 필수적인 배당확대를 위해 관련 세제를 손질해야 한다는 조언도 제기됐다. 한국의 배당 성향은 이익의 20% 남짓으로 주요국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이러한 원인으로 미환류 소득에 20% 법인세를 추가 부과하는 ‘투자·상생협력 촉진을 위한 조세특례’를 꼽았다. 미환류 소득을 계산할 때 배당소득을 차감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들은 배당을 늘릴수록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 배당을 늘려 주가 상승을 꾀하려면 조세특례를 폐지해야 한다는 게 박 교수의 생각이다.
나아가 주주환원에 앞장선 기업에 대해 증가분과 비례한 법인세 세액공제 혜택을 주자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차별화된 혜택을 줘야 한다”면서 “배당을 유도해서 기업이익이 투자자들에게 잘 분배돼 투자수익률이 높아지면 기업가치가 높아지고 자본시장도 배당 기업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경제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줄 때 세율은 60%로 OECD 최고 수준”이라며 상속세 등 세제개편이 절실하다고 힘을 모았다. 손 회장은 “높은 상속세는 우리 주식 시장이 저평가되는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주된 요인이라는 인식도 높다”며 “중산층 세 부담 완화를 위해 20년 넘게 유지되고 있는 상속세 과표 구간도 현재 규모와 물가 반영해서 합리적으로 전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ㅣ.
이어 손 회장은 “법인세제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며 “지금의 높은 법인세율로는 선진국과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최근 미국 기업 주가 크게 상승한 건 미 정부의 적극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우리 기업들이 선진국보다 불리한 세제 환경에서 경쟁하지 않도록 법인세율을 낮추고 첨단 분야 세제 제원도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일부 세제개편 방안에 대해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조만희 소득법인세정책관(국장)은 “상속세 부담이 과도하다 보니 대주주 기업가치 제고 노력이 부담된다는 지적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밸류업 적극 기업 주주의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법인세 세액공제, 상속세 할증평가 폐지, 밸류업 기업 가업상속 부담완화 등은 검토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다만 조 국장은 “밸류업 세제지원의 방향은 실효성, 과세 편의성, 세수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며 “상속세 완화는 사회적으로 다양한 시각이 있다”고 부연했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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