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 "2등은 내 아픔…한화에선 꼭 우승하고 싶다"
"아이고, 내가 류현진이 주는 꽃다발을 다 받아보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김경문(66) 신임 감독은 표정이 밝았다. 등 번호 74번이 새겨진 주황색 유니폼 상의를 걸친 뒤 "잘 어울리나요?"라고 물었고, 선수단 대표 류현진과 채은성이 축하 꽃다발을 건네자 기분 좋은 너털웃음으로 화답했다.
김경문 감독은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3년간 현장을 떠나 있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내가 잘했던 부분보다 부족하고 아쉬웠던 부분이 더 많이 생각나더라"며 "다시 야구장으로 돌아왔으니 그동안 반성한 부분을 개선하면서 한화를 강팀으로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화는 지난 2일 김경문 감독과 3년 총액 20억원(계약금 5억원·연봉 합계 15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2004년부터 15년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 감독을 지낸 김 감독은 KBO리그 통산 1700경기를 지휘하고 896승 30무 774패(승률 0.537)의 성적을 남긴 베테랑 사령탑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금메달)과 2021년 도쿄올림픽(4위)에서 국가대표팀을 이끌기도 했다.
김 감독은 4일 KT 위즈와의 수원 원정경기부터 한화 지휘봉을 잡고 6년 만에 KBO리그 더그아웃에 복귀한다. 한화는 현재 24승1무32패(승률 0.429)로 8위에 올라 있다. 최근 3연패로 다시 주춤했지만, 5위 SSG 랜더스와의 게임 차는 4.5경기에 불과하다. 올 시즌 남은 87경기에서 따라잡을 수 있을 만한 격차다.
김 감독은 "지금 한화가 하위권에 있지만, 충분히 반등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화에서 '이기는 야구'를 하고 싶다"며 "그동안 내가 지켜왔던 색깔에 한화가 가진 장점을 섞어 점점 강해지는 팀을 만들겠다. 현역 최고령 감독으로 컴백하기 때문에 꼭 잘해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긴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 감독은 또 "야구는 한 사람이 잘해서 이기는 운동이 아니라 팀워크가 필요한 종목이다. 지금은 특히 팀이 어려울 때라서 선수들에게 '다 같이 마음을 모아 한 경기씩 잘 풀어가자'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두산과 NC에서 네 차례 팀을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끌었지만, 아직 우승 경험은 없다. 한화와의 계약 기간 3년 이내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게 목표다. 김경문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택한 한화의 목표도 이와 다르지 않다.
김 감독은 "2등이라는 자리가 내게는 계속 아픔이었다. 한화에서는 팬들과 함께 꼭 우승에 도전하고 싶다"며 "일단 지금은 승률 5할을 맞추는 게 먼저인 것 같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초점을 맞추고, 그다음 목표는 그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대전=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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