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화장실 앞에 대표실 배치했다"…국회 바닥서 첫 최고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3일 “우리 뜻을 공유하는 당과 공고하게 연대하겠지만 거대한 선단 항로를 추종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더불어민주당을 ‘본진’에, 자신들을 ‘쇄빙선’에 비유해온 조국혁신당이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혁신당은 이날 국회 로텐더홀 바닥에서 첫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조 대표를 비롯한 주요 당직자들이 간이 의자에 앉아 회의를 진행했다. 뒤편엔 ‘국민과 함께 단호하게 싸우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조 대표는 “국민의 막힌 가슴, 정체된 정국을 뚫는 쇄빙선, 대한민국을 사회권 선진국, 제7공화국으로 끌어갈 쇄빙선과 예인선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자강(自強)하고, 불식(不息)할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혹독할 겨울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혁신당이 국회 본관 한가운데서 최고위를 연 것은 국회 본청에 배정된 당 사무실이 흩어져 있는 데 대한 반발 차원이다. 이들은 국회 사무처가 내준 사무실 위치가 분리됐을 뿐 아니라 12석인 의석에 비해 공간이 협소하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와 황운하 원내대표, 서왕진 정책위의장은 최고위 후 함께 본관 2층을 둘러보며 “불합리하다”고 연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어떻게 화장실 바로 앞에 대표실을 두나”라며 기가 찬 듯 웃었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논의해야 할 것 같다”며 양당에 불만도 표했다.
혁신당은 22대 개원 전엔 “대한민국 질곡을 함께 헤쳐나갈 동지”라고 규정했던 민주당과는 점차 선을 긋고 있다. 조 대표는 민주당이 이끄는 지구당 부활 논의를 두고 지난달 31일 “정치 개혁의 제1과제라고는 동의 못 한다”고 반대했고, 종합부동산세 개편에도 “전면 개정 등으로 접근을 하면 안 된다”며 이견을 드러냈다. 그간 양당이 공동으로 개최하던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관련 범국민 대회도 불과 일주일 만에 따로 열었다. 황현선 혁신당 사무총장은 “(민주당) 연락을 기다리다가 민주당이 단독으로 집회한다는 걸 확인해 급하게 따로 집회를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혁신당은 이날 “쇄빙선 2호 법안”이라며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안 및 방송통신위원회 관련 법안 발의를 예고했다. 방송사 지배구조 개선 등을 담은 방송 3법을 준비 중인 민주당에 선수를 친 셈이다.
그런데도 정치권에서는 “민주당과 혁신당은 결국 공생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12석 정당인 혁신당은 법안 발의는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법안 통과까지 가려면 민주당의 호응이 필수다. 171석 민주당도 21대 국회처럼 패스트트랙 제도를 활용하려면 9석(180석)이 더 필요하다. 상임위원회에서 법안 단독처리를 위해서도 비교섭단체의 공조가 필수적이다. 혁신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개원 한 달 전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혁신당 의원 전체를 비공개로 불러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며 “사실상 협력을 요청한 셈”이라고 전했다.
강보현·김정재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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