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HBM4 경쟁 시작…삼성 "기대해달라"
[한국경제TV 정재홍 기자]
<앵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불과 3달 만에 신규 AI칩 출시 계획을 밝혔습니다. 루빈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GPU에는 6세대 HBM인 HBM4가 탑재될 예정입니다. HBM 시장에서 먼저 승기를 잡은 SK하이닉스와 추월하려는 삼성전자의 주도권 경쟁도 더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어제 저녁 젠슨 황 CEO가 대만에서 새로운 AI 반도체 로드맵을 공개했다고요.
<기자> 네. 젠슨 황 CEO가 컴퓨텍스 2024 참가를 위해 며칠 전부터 대만을 찾았습니다.
컴퓨텍스는 1981년부터 대만에서 시작된 IT 박람회인데요. 주로 PC 관련 내용을 다뤘는데, PC 칩 공급사들이 대부분 AI칩 기업으로 거듭나면서 올해는 특히 AI 반도체 전시회로 변모했습니다.
엔비디아, AMD, 퀄컴, 인텔 등 전세계 AI 반도체 CEO가 총출동하는데, 현지시간으로 어제 저녁 젠슨 황 CEO가 가장 먼저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신규 AI GPU '루빈' 양산 로드맵을 공개했습니다.
<앵커> 블랙웰이었나요. 불과 3달 전에 새로운 GPU를 공개했던 것 같은데 또 신규 칩을 선보인 거군요.
<기자> 지난 3월 자체 개발자 행사인 GTC 2024에서 블랙웰을 공개한지 3개월 만입니다. 이번에 공개한 AI 반도체 이름은 '루빈'입니다.
재밌는 건 이 제품이 차차세대 제품이라는 점입니다. 3달 전 공개한 차세대 제품 블랙웰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이 이뤄집니다.
블랙웰도 이전 제품은 호퍼 보다 5배 빠른 연산속도로 괴물 GPU로 불렸었는데, 신제품 출시 주기가 더 빨라지고 있는 겁니다.
AMD나 인텔 등에 의한 AI 가속기 시장 추격이 거센 만큼 격차를 좁히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고요. 무엇보다 시장이 이제 개화했기에 앞으로의 AI 반도체 수요가 무궁무진할 거란 전제가 깔려있습니다.
<앵커> 미국과 대만의 AI 잔치로 보여서 우리 기업들이 주축이 되지 못 한 게 다소 아쉬운데요. 그래도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겐 더 큰 시장이 열린다고 볼 수 있겠네요.
<기자> 네. 엔비디아의 로드맵 안에 HBM 제품 적용 시점도 같이 볼 수 있어서 더 주목됐습니다.
올해 출시되는 블랙웰에는 HBM3E가 내년 출시되는 블랙웰 울트라에는 HBM3E 12단 제품이 공급됩니다.
무엇보다 2026년 출시되는 루빈에는 6세대 HBM인 HBM4가 적용됩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달 안에 HBM3E 12단 제품을, SK하이닉스는 3분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 두 기업 모두 내년을 목표로 HBM4 개발도 준비 중입니다. 지금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HBM 공급을 주도하고 있지만 차세대 제품에서는 공급 우위가 달라질 수 있기에 삼성에게는 반드시 잡아야 할 기회라는 평가입니다.
<앵커> 삼성전자가 아직 엔비디아로부터 HBM3E 공급 승인을 받지 못 했잖아요. 지금 상태라면 상반기 내 공급도 미지수인데요. 이제는 AI 반도체 주도권 경쟁에서 힘을 발휘해야 할 시점으로 보입니다.
<기자> 그러나 최근 반도체 수장 교체까지 단행한 삼성전자의 의지는 강력합니다.
지난 금요일 열린 삼성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은 올해 하반기 HBM 공급 관련 질문에 "기대해달라"고 짧게 답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최종 승인을 위해 HBM3와 HBM3E 제품 전력 효율 개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HBM4를 탑재하고 3나노 공정으로 제작되는 엔비디아 루빈은 전작보다 더 높은 성능을 구현하면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합니다.
삼성이 HBM 후발주자로 높은 기술 진입장벽을 넘고 차세대 제품에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정재홍 기자 jh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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