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식품노조 봉제인들 평화시장 일대 행진... 서울시에 5대 요구 실현 촉구

오는 17일 서울시 노사민정협의회 공익위원 만난다

[손진 기자]

▲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2024 봉제인 5대 요구 실현’을 촉구했다.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2024 봉제인 5대 요구 실현'을 촉구했다.

이번 결의대회는 지난달 20일부터 진행된 '9만 봉제 in 프로젝트'의 마지막 순서다. 프로젝트 참여자들은 서울시를 향한 5대 요구를 가지고 릴레이 1인 시위, 버튼 달기, 현수막 게시 등 다양한 실천을 해왔다. 5대 요구의 내용은 ▲ 서울시·사업주·노동조합 봉제 종사자 3자 상설협의기구 설치 ▲ 봉제 공정임금· 공정단가 전수조사 실시 ▲ 봉제 종사자 노동이력증빙제도 도입 ▲ 서울시 4대보험 일부 지원 제도 실시 ▲ 봉제 종사자 비수기 실업수당 지급 등이다.

▲ 서울봉제인지회 조합원이 재봉틀로 결의대회 참가자들에게 나눠줄 손수건을 제작하고 있다.

박영준 수도권지부장은 "영세 사업장이 많은 봉제 산업은 노동조건, 복지, 임금 등에 관해 제대로 된 논의를 하려면 사용자뿐만 아니라 행정, 특히 지자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지난 3월 서울특별시 패션봉제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가 제정된 만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는 봉제인들의 5대 요구 사항을 받아들일 계획을 제대로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기 서울봉제인지회장은 "10대 후반에 봉제 노동을 시작한 세대가 그대로 지금 50~60대에 접어들어 30년 넘게 현장을 지키고 있다. 배움이 짧아 사회에 순응하며 살았고, 공장이 작다며 어디 가서 목소리 한 번 내지 못해 서울시나 정부 행정으로부터 소외되었다"며 "더 이상 봉제인들의 절박함을 서울시가 외면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화섬식품노조 서울봉제인지회에는 봉제 노동자뿐만 아니라 영세사업주도 함께 가입되어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다양한 조합원들이 참석해 봉제 종사자들이 처한 열악한 상황을 공유하고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홍은희 사업주 조합원은 "성수기와 비수기가 나뉘어 있어 성수기에 잠을 쪼개가며 무리해서 일을 하지 않으면 비수기에 무급으로 무작정 쉬어야 하는 상황"을, 전소영 재봉사 조합원은 "35년이나 봉제일을 했지만 그 시간을 증명할 수 없는 유령 같은 노동자로서 4대보험 가입조차 꿈 같은 상황"을 전했다. 김영준 재단완성 조합원은 "우리의 바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생애 첫 집회를 여는 봉제 노동자들을 응원하는 연대사도 이어졌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장하는 '노동약자 보호'가 진심이라면 봉제인의 5대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민주노총 서울본부도 투쟁에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순옥 전 국회의원은 "동대문을 세계적인 시장으로 만든 것은 봉제 종사자 여러분"이라며 "계속해서 뭉쳐서 요구하자"고 호소했다. 박완규 전국일반노조 제화지부장은 연대의 마음을 담아 투쟁기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평화시장 일대를 행진해 전태일 다리에 도착한 뒤 5대 요구사항이 적힌 리본을 다리 곳곳에 다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봉제인들은 지난달 27일 서울시 노사민정협의회를 방문해 공익위원 간담회 개최를 정식으로 요청했다. 간담회는 오는 17일 오후에 열릴 예정이다.

▲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2024 봉제인 5대 요구 실현’을 촉구했다. 사회를 보고 있는 서영미 서울봉제인지회 사무장.

▲ 이정기 서울봉제인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서울봉제인지회 조합원들이 봉제 종사자들이 처한 열악한 상황을 공유하고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 서울봉제인지회 조합원들이 5대 요구가 적힌 버튼을 달고 평화시장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

▲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전태일 다리에 매단 리본들. 봉제인 5대 요구의 내용이 적혀 있다.

덧붙이는 글 | 노동과세계에도 송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