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9, 美 생산 방침에 노조 반발…임단협 가시밭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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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준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을 미국 공장에서 만들기로 하면서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나섰다.
금속노조 기아차지부(기아 노조)는 회사가 EV9을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한 결정을 두고 "단체협약을 위반했다"며 3일 사측에 항의 공문을 보냈다.
현대차·기아로서는 미국향 수출을 늘리고 있는 만큼, 현지 공장에서 EV9을 생산한다면 국내 물량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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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해외물량 이전, 단협 위반"
기아가 준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을 미국 공장에서 만들기로 하면서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나섰다. 노사가 미리 합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가 일방적으로 해외 생산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성과급 지급을 둘러싸고 노사 간 마찰이 불거진 데 이어 물량 이전 논란까지 더해져 올해 임금·단체 교섭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속노조 기아차지부(기아 노조)는 회사가 EV9을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한 결정을 두고 "단체협약을 위반했다"며 3일 사측에 항의 공문을 보냈다. 노조는 "단체협약에 따라 (국내 생산 차종을) 해외 공장에서 병행 생산할 경우 계획을 확정하기 전에 노조에 통보하고 고용안전위원회에서 노사의견이 일치해 시행해야 한다"며 "단협을 무시하고 (현지 생산을) 일방적으로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노조 설명을 들어보면 앞서 올해 2월 사업계획을 설명하며 회사에서 EV9 미국 생산 필요성을 언급했다. 미 IRA는 현지 조립, 현지 부품 장착 등을 조건으로 내걸어 일부 구매자만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 세액공제를 해준다. EV9은 현재 전 물량을 국내 공장(광명 소하리)에서 만들어 국내외에 팔고 있다. 세액공제 대상이 아닌 터라 가격경쟁력이 뒤처질 수밖에 없다.
쉽지 않은 여건에서도 많이 팔린다. 미국에서도 준대형급 전기 SUV 선택지가 많지 않은 데다 넉넉한 주행거리 등 상품성을 높여 현지 반응이 좋다. 미국에서는 지난달에만 2000대 넘게 팔리며 올해 들어 미국 누적 판매량은 7766대에 달한다. 국내에선 올해 1~4월 총 1200여대 팔렸다. 현대차·기아로서는 미국향 수출을 늘리고 있는 만큼, 현지 공장에서 EV9을 생산한다면 국내 물량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기아가 현재 미국에서 직접 생산하는 전기차는 제네시스 GV70 전동화모델뿐이다. 이마저도 배터리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세액공제 대상이 아니다. 현지 수요가 많은 아이오닉5·6나 EV6 등 대부분은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한 물량을 팔고 있다. 렌터카 등 일부 법인 물량은 현지 조립 요건 등을 충족하지 않아도 세액공제 대상이라 틈새시장을 공략하면서 현지 판매를 늘려나가고 있다.
올해 임단협을 앞둔 상황에서 악재가 불거지면서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 노조는 올해 기본급 인상 15만9800원,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비롯해 정년 연장, 주4.5일제 등을 올해 요구안으로 확정한 상태다. 현대차와 함께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의 성과를 냈으나 성과급은 아직 지급되지 않았다. 회사에서 임단협 등을 통해 성과급 규모를 확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에 짓고 있는 신공장에는 현대차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를 가장 먼저 생산하기로 했다고 호세 무뇨스 현대차그룹 최고운영책임자가 최근 현지 인터뷰에서 밝혔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 울산공장을 비롯해 인도네시아·싱가포르 등 일부 해외 공장에서도 생산하는 차종이다. 앞서 회사 측은 현대차 노조에 해당 사안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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