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에코델타동 안 돼"... 논란의 외국어 '동' 이름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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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산 강서구가 낸 첫 외국어 법정동 명칭인 '에코델타동'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부산시·강서구와 의견 협의를 거친 행안부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건 '에코델타동'이 가져올 여파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외국어(영어) 법정동명 첫 사례가 될 뻔한 '에코델타동'은 불승인 전부터 타당성을 놓고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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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성 kimbsv1@ohmynews.com]
▲ 지난 3월 8일 전국 75개 단체로 꾸려진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동 이름 반대 국민운동본부'가 부산시청 광장을 찾아 외국어 법정동 이름 추진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 김보성 |
정부가 부산 강서구가 낸 첫 외국어 법정동 명칭인 '에코델타동'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공공데이터포털에 등록된 법정동 목록에서 외국어로 된 지역은 현재 한 곳도 없는데 이런 정책 기조를 일단 그대로 유지한 셈이다.
구체적으로는 현행법에 부합하지 않는 데다 나쁜 선례를 만들지 않겠다는 의도이지만, 반응은 엇갈린다. 한글 단체는 올바른 대응이라며 환영 입장을 냈고, 강서구는 행정동명 등을 통한 재추진 의사를 내비쳤다.
정부 "국어기본법·국어진흥조례에 부합하지 않아"
3일 행정안전부 자치분권지원과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지난달 30일 부산시로 불승인 공문을 전달했다. 명칭을 바꿔서 제출한다면 다시 검토할 수 있지만 기존 에코델타동을 쓰는 건 불가하다"라고 말했다. 부산시 자치분권과 관계자도 "관련 공문을 받은 게 맞다. 승인이 나지 않았다"라고 사태를 설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부산시·강서구와 의견 협의를 거친 행안부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건 '에코델타동'이 가져올 여파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는 법정동명에서 외국어·외래어가 난립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본 한글단체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 낙동강하구인 부산 강서구에 만들어지고 있는 신도시 에코델타시티(강동동, 명지1동, 대저2동) 조감도. |
ⓒ 부산시 |
외국어(영어) 법정동명 첫 사례가 될 뻔한 '에코델타동'은 불승인 전부터 타당성을 놓고 논란이 됐다. 낙동강하구에 조성하는 신도시인 에코델타시티가 강동동, 명지1동, 대저2동 등 3개 동으로 나뉘어 있어 강서구는 지난해 용역과 설문조사를 거쳐 '에코(Eco)델타(Delta)동'을 통합·신설하는 과정을 밟았다.
사회적 파장을 걱정한 강서구의회는 1월 "법정동 신설은 찬성하지만 상징성에만 치우진 외래어·외국어 사용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재검토 촉구 의견을 냈다. 부산에 모인 전국의 한글단체는 "공공 용어까지 국적없는 외국어 합성어를 남발하고 있다"라며 대대적인 거부 운동을 펼쳤다.
'에코델타동 이름 반대 국민운동본부'로 활동한 한 단체 관계자는 당연한 결정이 내려졌단 반응이다.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는 "이 사안은 강서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에 미칠 악영향이 분명해 좋지 않은 선례가 될 수 있었다. 행안부가 판단을 잘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불필요한 논쟁으로 더는 사회적 비용 낭비를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강서구는 우회로를 찾고 있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마련 중인 대안에 재추진이 포함돼 있다. 주민 다수가 원하는 명칭이다 보니 행정동 사용도 살펴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주소인 법정동명이 아닌 주민센터 등의 기준이 되는 행정동명을 통해서라도 '에코델타동'을 쓸 수 있단 얘기다. 입주를 시작한 일부 주민들이 "불승인을 납득할 수 없다"라며 반발을 이어가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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