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사받다 다친 50대 하반신 마비 증세…방치 논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서로 연행된 50대 남성이 조사과정에서 경찰과 실랑이를 하다 하반신 마비 증세가 올 정도로 다쳐 허리 수술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뒤늦게 감사에 착수한 경찰은 경찰관 2명에 대해 대기발령을 내고, 사후대처가 적절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3일 충남 아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오전 1시 30분쯤 아산경찰서에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조사를 받던 50대 남성 A씨가 경찰의 제지 과정에서 바닥에 쓰러져 하반신을 움직이지 못하는 증세를 보였다.
A씨는 전날 오후 11시 30분쯤 술을 마시고 아산 탕정면 한 놀이터에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뺨을 때렸으며,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연행돼 아산서 형사과에서 조사를 받았다.
2시간가량 조사가 계속된 가운데 A씨가 자리에서 일어나 탁자를 치자 형사과 직원이 A씨의 뒷덜미를 잡고 잡아당겼다. A씨는 넘어지면서 의자에 부딪혔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다시 일어나지 못한 A씨는 유치장이 있는 천안동남서로 옮겨졌고, 11일 오전 7시가 넘어서야 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병원에서 경추 5,6번 마비 진단과 함께 허리 수술을 받았다. 하반신을 움직이지 못했던 A씨는 수술 후 일부 발가락 감각은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 가족이 지난달 20일 경찰에 정확한 원인 규명과 피해보상이 필요하다는 진정을 제기하자 경찰은 뒤늦게 경위 파악에 나섰다. 충남경찰청이 직접 감사를 진행했고, 자체 감사 결과에 따라 A씨의 목덜미를 잡아당긴 형사과 직원과 같은 팀 팀장 등 2명을 대기발령 냈다. 또 정확한 사건 경위 파악을 위해 수사를 인근 천안서북서에 맡겼다.
천안서북서 관계자는 "A씨가 어떤 행위로 다쳤는지, 제지 과정에서 발생했는지 체포 이전에 다쳤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며 "증거 분석이 끝나면 A씨 가족을 불러 과정을 공개하고 A씨에 대한 피해자 조사는 가족 입회하에 공정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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