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치솟는 분양가…서울 평당 최고 1.3억 돌파

조유정 2024. 6. 3.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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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2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송파구와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곽경근 대기자 

고금리와 건설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민간 아파트 분양 가격이 천정부지 치솟고 있다. 서울은 평당 1억원을 기록했으며 부산도 평당 6000만원대의 분양 단지가 나왔다.

3일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광역지자체 가운데 6곳의 연내 민간아파트 분양가가 3.3㎡(평)당 최고가를 경신(2015년 조사 이후)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1분기 대규모 규제지역 해제 등으로 민간분양가상한제 적용 사업지가 대거 해제되며 분양가 통제 수단이 약화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 1월 서울 광진구 광장동의 ‘포제스한강’은 3.3㎡당 1억3771만원에 분양해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달 공급된 민간 분양가상한제 적용단지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분양가(3.3㎡당 6831만 원)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직전 최고가는 2022년 3월 분양한 송파구 송파동 ‘잠실더샵루벤(3.3㎡당 6509만 원)’으로 약 2년여 만에 지역 내 최고 분양가를 경신했다.

부산도 지난 1월 분양 최고가를 손바뀜했다. 수영구 민락동 ‘테넌바움294Ⅱ’ 단지가 3.3㎡당 6093만원, ‘테넌바움294Ⅰ’는 3624만원에 분양하며 연내 1~2위 분양가를 기록했다.

대전은 4월 분양한 유성구 봉명동 ‘유성하늘채하이에르’가 3.3㎡당 2452만원으로 지난해 8월 2033만원에 공급한 서구 탄방동 ‘둔산자이아이파크’ 보다 3.3㎡당 419만원 높았다.

충북과 충남도 연내 3.3㎡당 최고 분양가 사업지가 나왔다. 충북은 청주시 서원구 ‘힐스테이트어울림청주사직’이 1416만원에 선보이며 지난해 9월 청원구 오창읍 ‘더샵오창프레스티지(3.3㎡당 1413만원)’ 보다 다소 인상한 가격에 분양했다. 충남은 2월 천안시 서북구 ‘힐스테이트두정역’이 3.3㎡당 1593만원에 공급해 2023년 12월 보령시 ‘보령엘리체헤리티지’ 1492만원보다 3.3㎡당 101만원 높은 분양가를 보였다. 

전북에서는 2월 분양한 전주시 완산구 ‘서신더샵비발디’가 3.3㎡당 1537만원에 분양하며 지난해 7월 전주시 덕진구 ‘에코시티한양수자인디에스틴’ 1311만원보다 226만원 올랐다. 최근 4월 익산시 부송동 ‘익산부송아이파크’가 1322만원에 분양했으나 ‘서신더샵비발디’ 가격을 넘지 못했다.

지역 곳곳에서 아파트 최고가 경신이 이어지는 가운데 하반기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제도 도입 시 분양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내년부터 30가구 이상 민간 아파트에 대해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은 건축물에 필요한 에너지 부하를 최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하는 녹색건축물을 대상으로 에너지 자립률에 따라 1~5등급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제로에너지 도입 시 공사비 인상으로 인해 분양가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 다만,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는 예상 상승폭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성능 강화에 따라 가구당 약 130만원(전용 84㎡ 기준)의 건축 비용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업계는 최소 293만원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와 국토부 예상치는 2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대한건축학회에서는 제로에너지 건축물은 5등급 충족 기준으로 공사비가 기존 대비 26~35% 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문가는 청약 시 분양사업지의 적정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아파트 최고 분양가 경신은 공급자(개발자)의 사업수익과 직결되는 반면, 수분양자의 비용 부담과 연결된다”며 “청약수요자는 지역별 분양시장의 공급과 수급, 청약경쟁률 등을 두루 살펴 청약통장을 사용할 분양 사업지의 분양가 적정성을 꼼꼼히 따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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