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강아지 대신 사슴벌레…'반려곤충' 만나러 가볼까
사람과 교감할 수 있는 반려동물 하면 흔히 개·고양이를 떠올리기 쉬운데요. 사람이 곁에 두고 기르면서 자연을 이해하고 심리적 안정을 찾도록 도와주는 곤충도 있어요. 정서곤충이라 하죠. 농촌진흥청이 2022년 6~8월 치매 환자 10명, 발달장애인 19명을 대상으로 호랑나비·장수풍뎅이·왕귀뚜라미 등을 이용한 곤충 치유프로그램을 실시해 사람의 우울감이 감소하고, 행복감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음을 검증하기도 했죠.
이렇게 의외의 면모를 가진 곤충에 대해 더 많이 배우고, 친해질 수 있는 행사가 국내에서 매년 열린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서울시와 농촌진흥청에서는 2017년부터 매년 곤충에 대한 인식 개선과 곤충산업 활성화를 위해 '대한민국 곤충경진대회'를 개최해요. 8회째를 맞이한 올해는 6월 7일(금)~9일(일) 3일 동안 서울 강남구 학여울역 부근 세텍(SETEC) 제3전시실에서 열립니다.
제8회 대한민국 곤충경진대회는 11분야 16종목으로 구성된 곤충경진대회, 정서곤충 체험, 여섯 가지 테마로 진행하는 곤충 전시, 곤충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여러 체험 프로그램, 곤충 관련 여러 물품을 사고파는 곤충 벼룩시장, 곤충 연구자를 만날 수 있는 진로 멘토링 워크숍 등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어요.
먼저 곤충경진 종목부터 살펴볼까요. 곤충에 대한 여러 퀴즈를 맞히는 '곤충퀴즈왕', 곤충 관찰 기록을 발표하는 '곤충과학왕', 국내산 다양한 곤충 종류를 소개하는 내용을 겨루는 '신규곤충 발굴경진', 곤충의 특성·사육법 등의 동영상 제작을 겨루는 '곤충 UCC 제작경진' 등이 현장에서 진행돼요.
또 몸무게가 가장 많이 나가는 장수풍뎅이·넓적사슴벌레 유충을 찾는 '우량곤충', 뿔을 포함해 몸 전체 길이가 긴 장수풍뎅이·넓적사슴벌레·왕사슴벌레 성충을 찾는 '멋쟁이 곤충', 반대로 몸 전체 길이가 가장 짧은 장수풍뎅이·넓적사슴벌레 성충을 찾는 '귀요미곤충', 정해진 구간을 가장 높고 빠르게 오르는 장수풍뎅이 성충을 찾는 '타잔곤충' 종목도 있어요. 몸길이를 재서 순위를 매기고, 빨리 잘 움직이는 곤충을 찾는다는 점이 반려견의 외모 체력·자세·품성 등을 겨루는 대회인 도그 쇼(dog show)가 연상되기도 하죠.
이외에 행사 기간 중 장수풍뎅이·사슴벌레·호랑나비·아기사마귀·풀벌레 등 정서·치유곤충을 활용한 체험교육 6종도 어린이·청소년 800여 명을 대상으로 운영해요. 하지만 곤충경진대회와 정서곤충 체험교육에는 사전 신청자만 참석할 수 있기 때문에, 참가를 원하는 소중 친구들은 내년을 기약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너무 아쉬워할 필요는 없어요. 대회에 참가하지 않아도 행사장에 무료입장해 모든 곤충경진 종목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귀요미 곤충'과 '타잔 곤충'은 누가 될지 궁금하지 않나요.
곤충경진대회뿐만 아니라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전시와 체험도 즐길 수 있어요. 먼저 곤충 전시는 대한민국의 각 시도에서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학술·생태적 보전 가치가 높은 곤충을 소개하는 '각 시도 보호종', 대한민국 야생 동·식물 보호법 시행규칙에 의해 지정·보호 중인 멸종위기 야생 곤충 친구들을 소개하는 '멸종위기종과 관찰종', 몸집은 작지만 지구 생태계에서 여러 역할을 수행하는 곤충들을 만날 수 있는 '환경 파괴에 민감한 곤충종', 기후변화로 인해 지속적인 조사와 관리가 필요한 곤충·무척추동물을 소개하는 '대한민국 기후변화 생물지표종', 한국 내에서만 분포하는 곤충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한국 고유종', 생태계가 순환할 수 있도록 청소하는 곤충을 만나는 '지구를 깔끔하게 해주는 청소부' 등 총 6가지 테마로 열립니다. 우리나라에는 어떤 곤충이 살고 있는지, 이들 중 멸종위기 곤충은 무엇인지, 생태계에서 곤충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 등을 알아볼 수 있죠.
반려곤충에 관심 있는 친구들을 위한 체험행사도 마련돼 있어요. 딱정벌레목 사슴벌렛과의 곤충인 두점박이사슴벌레, 들판이나 야산의 연못이나 개천에서 볼 수 있는 물방개,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특산 곤충인 제주풍뎅이 등 33종의 살아있는 반려곤충을 해설사의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만날 수 있어요. 이외에 여치‧귀뚜라미 먹이 주기, 사마귀 핸들링 등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요.
곤충 만화가 갈로아 작가도 '제8회 대한민국 곤충경진대회'에서 만날 수 있어요. 그가 2008년 온라인에 연재한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는 6개월 만에 조회수 400만 회를 돌파했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죠. 생명과학 연구자이기도 한 갈로아 작가는 ①공룡vs곤충 ②세계 곤충 탐험 ③고대의 곤충들 등 세 가지 주자로 6월 7일(금)과 9일(일) 곤충경진대회 행사장 메인무대에서 강연을 진행해요. 별도 신청 없이도 곤충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강연을 들을 수 있어요.
많은 사람이 곤충을 벌레라고만 생각하지만, 이들 역시 우리와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생명체예요. 또한 누군가에게는 함께 교감하는 소중한 반려곤충이기도 하죠. 곤충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배우면서 각 곤충의 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답니다.
■ 제8회 대한민국 곤충경진대회
「 장소: 서울시 강남구 남부순환로 3104 SETEC 제3전시실
기간: 6월 7~9일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관람료: 무료
문의: 서울시농업기술센터(02-459-6752), 대한민국 곤충경진대회 운영사무국(02-467-1010)
」
글=성선해 기자 sung.sunhae@joongang.co.kr, 사진=서울시·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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