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올 여름 유흥시장 ‘무‧비알콜 경쟁’ 본격화되나
오비맥주 필두, 주요 제조업체 경쟁
다만 해외 시장보다는 더딘 성장 예측
올 여름 ‘무·비 알코올 맥주’ 시장의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측된다. 편의점·마트에서만 판매할 수 있었던 무·비 알코올 맥주의 유통망이 식당·유흥주점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오비맥주를 필두로 주요 제조 업체들의 시장 선점 경쟁도 막이 오를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중으로 식당·유흥주점에 무·비 알코올 맥주가 공급될 예정이다. 지난달 21일 주류면허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에는 종합 주류 도매업자가 주류 제조자 등이 제조·판매하는 무·비 알코올 맥주를 음식점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괴거 종합 주류 도매업자는 도수가 1% 이상인 주류만 취급할 수 있지만, 이제부터는 도수가 1% 미만이거나 없는 비알코올·무알코올 음료도 유통할 수 있게 됐다. 종합 주류 도매업자는 탁주·주정을 제외한 모든 주류를 판매할 수 있으며, 전국에 1200여 곳이 있다.
주류업계는 이번 시행령 개정안이 ‘무·비 알코올 맥주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소비층인 MZ세대(1980~2000년생)가 저도주를 선호하고 있는 데다, 회식 문화 등이 변화하면서 무·비 알코올 맥주의 선호도 현상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서다.
그동안 주류 및 음료 시장에서 비알콜 맥주는 틈새시장으로 평가 받아왔다. 그만큼 업계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었다. 그러나 최근 홈술·혼술 등의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높아지는 수요와 성장세에 힘입어 대형 업체들의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 주류회사들 가운데 오비맥주가 가장 먼저 비알코올 맥주의 일반 음식점 판매 스타트를 끊었다. 오비맥주 ‘카스 0.0’ 330㎖ 병은 편의점 등 가정 시장과 온라인 채널 외에도 다양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비알코올 음료를 즐길 수 있도록 외식·유흥 시장용으로 출시했다.
닐슨 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오비맥주 카스 0.0은 2020년 10월 출시 이후 꾸준히 시장 점유율을 높여, 2022년 8월 논알코올 음료 가정 시장 1위에 올랐다. 3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논알코올 음료 가정 시장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비알코올 음료는 가벼운 술자리를 선호하며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와 함께 MZ세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수요가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카스 0.0은 다양한 음용 상황에서 적합한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쟁사들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하이트제로0.00에 대한 종합주류도매사업자들의 문의가 증가함에 따라 공급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아이큐코리아(NIQ)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음료의 ‘하이트제로0.00’은 지난해 1~7월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 시장(전국 식품 소매점 기준)에서 판매량 기준 점유율 32.1%, 판매액 기준 점유율 28%로 모두 브랜드 1위를 기록했다.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는 “음식점에서 소비되는 만큼 알코올 유무가 중요하기 때문에, 무알코올인 하이트제로0.00에 대한 관심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며 “용량, 용기, 플레이버 확장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는 무알코올 맥주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와 논알코올 맥주 ‘클라우드 클리어’ 두 가지 제품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관계자에 따르면 유흥시장으로의 확대보다는 일반 맥주 점유율확보에 조금 더 신경을 쓴다는 방침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해외 시장과 다소 차이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재 글로벌 맥주 브랜드들은 앞다퉈 무알콜 라인을 론칭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에선 2009년 ▲기린 ▲아사히 ▲산토리 등 주요 맥주 기업이 잇따라 무알코올 음료를 출시한 이후 현재 약 7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맥주 제조사인 하이네켄 역시 2017년 처음으로 자사 맥주의 무알코올 버전인 ‘하이네켄 0.0’을 내놓으며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단기적으로 무·비 알코올 맥주 판매량이 눈에 띄게 급증하기 어려운 구조다. 무·비 알코올 맥주를 인지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적을 뿐만 아니라 맛과 기존의 음주 목적과도 차이가 있다는 걸림돌이 뒤따른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류 트렌드가 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무‧비알콜 시장의 확대는 조금 더 지켜봐야 알 거 같다”며 “음료수랑 같은 가격대가 되면 소비자들은 찾아 마시겠지만 주류 도매사 입장에선 굳이 판매할 이유가 없어진다. 비싸면 소비자가 외면하고 저렴하면 주류도매사가 외면하기 마련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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