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에서 몰래 실례… 타인 건강까지 해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화장실에 가기 귀찮다고 수영장 안에서 소변을 보거나 샤워도 하지 않은 채 수영장에 들어가는 건 타인의 건강까지 해칠 수 있는 행위다. 소변과 땀이 물을 소독하는 데 쓰이는 염소와 만나면 독성물질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수영장 물에는 염소 계열 소독제가 들어간다. 수인성 질병 전파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염소는 생물에 대한 독성이 강하다. 특히 물과 섞이면 차아염소산으로 변하는데 매우 불안정해서 다른 성분과 결합해 변하려는 특징이 있다. 물에 떠다니는 세균을 만나면 단백질과 반응해 산화시켜 버린다. 이러한 이유로 염소는 수돗물에도 사용되는데 적정량이라면 마셔도 문제될 게 없다. 수영장 잔류 염소 농도 기준은 1L당 0.4~1.0mg다. 오랫동안 노출되는 게 아니라면 인체에 위해를 가할 정도는 아니다.

문제는 염소가 사람이 분비하는 물질들과 만났을 때 발생한다. 염소는 질소가 포함된 성분과 결합하려는 특징이 있는데 사람의 소변 속에는 질소 화합물이 많다. 염소가 이러한 질소 화합물들과 만나면 염화시안, 삼염화질소와 같은 ‘소독부산물’을 만들어낸다. 염화시안은 살충제, 화학무기 등에 쓰이고 삼염화질소는 급성폐질환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질소 화합물은 사람의 땀에도 많다. 충분히 씻지 않은 상태에서 수영장에 들어가면 염소와 반응해 삼염화질소를 만들어낼 수 있다.

염화시안, 삼염화질소는 휘발성이 강하다. 야외수영장에서 흡입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만 사방이 막혀있는 실내수영장에서는 공기 중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수영장 내부에 갇혀 사람들이 숨 쉴 때 기관지로 들어갈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실내 수영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수영강사들은 일반인보다 부비동염, 만성 기침, 천식 등을 더 많이 겪었다는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의 연구 결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