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서사·현실 문제 안고…공감 파고드는 ‘K-히어로들’ [D:방송 뷰]
특별하고, 강력한 능력을 갖춘 슈퍼 히어로들이 세상을 구해내며 쾌감을 선사하는 것이 마블 영화의 장점이라면, ‘K-히어로’들은 탄탄한 서사로 몰입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우울증, 불면증에 시달리는 히어로들까지. 현실 문제까지 안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파고드는 중이다.
디즈니플러스 ‘무빙’부터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 ‘힙하게’, ‘힘쎈여자 강남순’까지. 지난해 안방극장에서는 각양각색의 히어로들이 활약했었다.
국내를 넘어 해외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무빙’은 ‘K-히어로’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었다. 배우 류승룡, 조인성, 한효주, 차태현 등 스타들이 나서고, 큰 제작비를 투입해 구현한 화려한 액션 씬을 소화하며 볼거리를 선사하기도 했지만, 후반부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가 힘을 합쳐 위험에 맞서는 내용을 담기 전까지는 각 캐릭터들의 서사를 통해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과거의 아픈 비밀을 숨긴 부모들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내며 여운을 배가한 것이 ‘무빙’만의 강점이었다.
‘힙하게’와 ‘힘쎈여자 강남순’은 각각 멜로와 가족 서사를 동력 삼아 차별화를 꾀했다. 먼저 우연히 생긴 사이코메트리 능력으로 동물과 사람의 과거를 볼 수 있게 된 수의사 봉예분(한지민 분)이 형사 문장열(이민기 분)이 함께 공조하는 내용의 ‘힙하게’는 생활밀착형 범죄들을 다뤄내며 현실을 반영한 작품이었다. 동시에 봉예분, 문장열의 로맨스를 통해 달달함을 유발, 여느 히어로물과는 다른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힘쎈여자 강남순’ 또한 강남 일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종마약범죄의 실체를 파헤치며 ‘시의적절한 주제를 다뤘다’는 평을 받았다. 이 작품 역시, 히어로들의 본격적인 활약이 시작되기 전, 주인공 강남순(이유미 분)의 실종과 재회 과정에서 애틋한 모성애로 눈물샘을 자극하는 등 ‘가족 서사’를 바탕으로 시청자들의 깊은 몰입을 끌어냈었다.
두 작품 모두 주인공들이 현대사회에 만연한 문제들을 해결하며 쾌감을 안겨주기도 했지만, 그 바탕에 깔린 현실적인 서사가 시청자들의 몰입을 끌어내는 결정적인 요소가 됐었다.
아예 ‘능력을 잃어 활약하지 못하는’ 히어로들이 주인공으로 나선 작품까지 등장했다. 현재 방송 중인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남다른 능력을 지녔지만 아무도 구하지 못했던 남자가 마침내 운명의 그녀를 구해내는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로, 극 중 복귀주(장기용 분), 복만흠(고두심 분), 복동희(수현 분), 복이나(윤소이 분) 등 특별한 능력을 가진 히어로 가족들이 이야기의 한 축을 차지 중이다.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속 히어로들은 우울증, 불면증, 비만 등 각자의 이유로 능력을 잃어 더 이상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사기를 위해 복귀주에게 접근했다가 사랑에 빠지는 도다해(천우희 분)의 정체를 둘러싼 미스터리, 복귀주-도다해의 로맨스도 있지만 히어로들의 아픈 내면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며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 중인 것이다. 특히 현대인의 질병이라고 불리는 우울증, 불면증 등을 소재로 삼아 보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선사하며 ‘잔잔한 히어로물’이라는 독특한 장르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시청률은 4% 내외로 무난한 수준이지만,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의 감성을 바탕으로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하며 이목을 끌지는 않지만, 답답한 현실에 시원함을 선사하고 때로는 현대인들의 결핍을 흥미롭게 은유하면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 K-히어로물의 색깔이 되고 있는 셈이다. 큰 규모의 제작비를 투입하지 않고도, 영리하게 판타지적 재미를 선사하며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다양한 변주를 거치며 ‘지금 필요한 메시지’를 던지는 한국형 히어로들의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장르 변주의 좋은 예가 되고 있는 ‘K-히어로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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