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MVP] '장타 본능' 되찾은 유강남 "김태형 감독님, 계속 웃게 해드릴 것"

안희수 2024. 6. 3.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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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홈런을 친 유강남(가운데)을 반기는 김태형(왼쪽) 롯데 감독. 사진=롯데 자이언츠

부진 탓에 겪은 2군 생활에서 초심을 되찾았다. 롯데 자이언츠 주전 포수 유강남(32)은 "앞으로 계속 만회하겠다"라는 다짐을 반복했다. 

유강남은 5월 넷째 주 출전한 6경기에서 타율 0.353(17타수 6안타) 3홈런 6타점, 장타율 0.941을 기록했다. 이 기간 홈런 부문 공동 1위, 장타율 1위였다. 최하위(10위)였던 롯데가 1위 KIA 타이거즈와의 홈(부산 사직구장) 3연전(21~23일) 전승, 4위였던 삼성 라이온즈와의 이어진 홈 3연전에서 2승 1패로 위닝시리즈를 거두는 데 힘을 보탰다. 유강남이 홈런을 친 경기에서 롯데는 모두 승리했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유강남을 5월 넷째 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유강남은 "전준우 선배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져 있는 상황에서 상위권 팀들과 만났는데, 5승(1패)을 거두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동안 부진했다. 이번 수상이 나를 더 다그치는 계기가 될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유강남은 4월 중순까지 출전한 17경기에서 홈런 없이 타율 0.122에 그쳤다. 결국 4월 15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는 2023시즌을 앞두고 4년 80억원에 롯데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한 고액 연봉자다. 롯데 이적 첫 시즌에도 타율 0.261·10홈런에 그쳤다. 롯데팬은 유강남의 부진에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는 2군행. 유강남은 현실을 인정했다. 그는 "'내가 왜 2군을 가나'라는 생각보다 '이게 당연한 것이다. 작은 변화라도 해내기 위해 무엇이든 해보자'라고 마음먹었다"라고 돌아봤다. 2군에서도 타격감 회복은 더뎠지만 "포기하지 말자. 끝까지 가보자"라고 마음속으로 외쳤다고.

초심을 돌아보는 계기도 있었다. 유강남은 "퓨처스리그 스케줄이 안 잡혔을 때 대학 팀과 연습경기를 했다. 학생 선수들이 프로 선수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프로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큰지 헤아릴 수 있었다. '나도 그럴 때가 있었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더 배트를 많이 돌리게 됐다"라고 말했다. 

유강남은 4월 30일 부산 키움전에서 1군에 복귀, 다시 주전 포수로 나섰다. 홈플레이트 뒤에서는 투수들을 잘 이끌었고, 타석에서는 이전보다 나아진 장타력을 보여주며 하위 타선에 무게감을 더했다. 롯데는 5월 21경기에서 12승 8패, 승률 0.600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유강남은 지난 23일 KIA전에서 상대 투수 전상현을 상대로 비거리 135m의 장외 홈런을 쳤다. 환한 미소로 유강남을 반긴 김태형 롯데 감독의 모습이 롯데팬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유강남은 "감독님 표정을 나도 봤다. 시즌 초반 내가 너무 무기력하게 물러나는 타석이 많아서 자책이 컸다. 더 일찍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했다"라고 돌아보며 "'무조건 연습하는 게 살 길'이라는 생각으로 노력했고, 좋은 밸런스도 잡혔다. 그때 감독님이 '그렇게 치면 된다'라고 용기를 줬다. 이제 감독님을 계속 웃게 해드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형 감독이 선호하는 투수 리드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유강남은 "공격적인 리드를 선호하시는 건 원래 알고 있었지만, 내 방식과 조금 차이가 있었다. 실전에서 느껴야 하는 게 많았다. 많이 배웠고, 생각하고 메모하며 깨우치고 있다"라고 했다. 

그동안 응원과 쓴소리를 모두 받으며 롯데팬의 성원을 체감한 유강남은 재차 반등을 약속했다. 그는 "팬을 향해선 '앞으로 더 잘 하겠습니다'라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 팀도 이전보다 좋아지고 있고, 나도 계속 초반 부진을 만회하겠다"라고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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