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 부진에 저축 고갈…경기 둔화 우려 고개

뉴욕=권해영 2024. 6. 3.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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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개인 소득과 소비지출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인플레이션 하락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가 빨라질 여지가 있지만, 소비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냉각될 경우 미 경제와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앞서 발표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4월 개인소득은 전월 대비 0.3%, 개인지출은 같은 기간 0.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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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개인소득·지출 증가율 둔화
소비 부진에 1분기 성장률 1.6%→1.3%

미국의 개인 소득과 소비지출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인플레이션 하락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가 빨라질 여지가 있지만, 소비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냉각될 경우 미 경제와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 경제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가 조만간 인플레이션 보다 경기 둔화를 우려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고 썼다.

2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앞서 발표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4월 개인소득은 전월 대비 0.3%, 개인지출은 같은 기간 0.2% 증가했다. 3월에는 각각 0.5%, 0.7% 늘어났는데 한 달 전과 비교해 개인소득과 개인지출 증가율이 모두 하락했다.

인플레이션 조정분을 반영한 실질 개인소득과 실질 개인소비는 전월과 비교해 0.1%씩 줄었다. 소비자들은 자동차, 식당, 여가 활동에 대한 지출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가처분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1% 늘어나는 데 그쳐 1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강력한 인플레이션에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며 미 경제를 떠받쳤던 소비 둔화는 경기 침체 신호로 여겨진다. 소비는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버팀목이라, 소비가 줄어들면 경기도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소비 부진은 앞서 지난달 30일 발표된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에서도 확인됐다. 1분기 GDP 성장률은 종전 속보치 연율 1.6%에서 수정치 1.3%로 하향 조정됐는데, 소비지출 둔화가 주된 원인이었다. 월가는 2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 역시 낮춰잡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최근 투자 노트에서 2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7%에서 1.2%로 하향했다.

가계의 저축 역시 감소해 소비 여력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 BMO 캐피털 마켓에 따르면 4월 저축률은 3.6%로 12개월 평균(5.2%)보다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정부 지원금으로 인한 초과저축 역시 최근 고갈되면서 소비 둔화 조짐이 예고됐다.

미국 경제를 견인하는 소비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둔화됨에 따라 인플레이션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미 Fed의 누적된 고강도 긴축 여파로 경기가 급격히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제기된다. 소비자들이 빠른 속도로 지갑을 닫을 경우 기업 실적이 감소하고, 미 증시와 경제에도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

씨티그룹의 앤드로 홀렌호스트 이코노미스트는 "Fed 당국자들은 소비지출이 어느 정도 냉각돼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됐다고 볼 것"이라며 "미국 경제에 대한 우리의 시각은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여기에 과열된 고용 시장까지 진정되면 소비 둔화, 인플레이션 하락은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오는 7일 발표될 5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8만5000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4월에는 17만5000건 증가해 예상치(24만3000건)를 하회했다.

언스트앤영의 그레고리 다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 모멘텀 둔화는 가계의 소득 증가를 제한하고, 저축 감소·부채 부담 증가에 직면한 가계의 지출을 억제할 것"이라며 "가격 민감도가 상승하면서 가계의 지출 모멘텀이 점진적으로 냉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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