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죄' 둘로 나뉜 美…49%"대선 중단" vs 47%"정치 재판"

ABC뉴스·입소스 조사

미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 추문 입막음 돈' 의혹 관련 유죄 평결이 나오면서 미국 여론이 둘로 나뉘었다. 응답자의 절반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접어야 한다고 보지만, 다른 한편에선 정치적으로 기소된 것이라고 답했다. 공화·민주 지지 성향에 따른 차이도 극명하게 나타났다.

ABC뉴스와 입소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 유죄 평결 다음 날인 지난달 31일(현지시간)부터 1일 성인 남녀 781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오차범위 ±3.7%) 결과 50%는 유죄 평결이 '옳다'고 답했고, 49%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 출마를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응답자의 47%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막음 돈 기소가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답했다. 38%는 정치적 동기에 따른 기소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약 51%의 응답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불법적인 일을 저질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2%는 잘못은 했지만, 고의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19%는 무죄라고 답했다.

ABC뉴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 평결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당파적 성향을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원의 83%는 유죄 평결이 옳다고 생각하고, 79%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공화당원 중 평결이 옳다고 답한 비율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운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각각 16%에 불과하다.

무당파 응답자는 52%가 이번 평결이 옳다고 생각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45%가 또 입막음 돈 재판이 정치적 동기에 따라 이뤄졌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모두 부정적인 응답자는 65%가 평결이 옳다고 생각하며, 67%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입막음 돈 재판에 대해선 51%가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봤다.

11월 대선을 앞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 평결이 유권자들의 호감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는 31%로, 지난 3월 같은 기관의 조사와 같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대통령 호감도는 32%로, 3월 조사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 30일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배심원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제기된 입막음 돈 사건에 대해 유죄라고 평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을 통해 13만달러를 지급한 뒤 해당 비용을 법률 자문비로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지난해 3월 기소됐다. 배심원단이 유죄로 결정함에 따라 담당 판사는 오는 7월 11일 형량을 선고할 예정이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