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1호 상장’ 네이버웹툰, 나스닥 진출한다

글로벌 장악한 ‘K 웹툰’ 빛보나
미국 나스닥 상장 절차 착수
기업가치 인정 관건은 AI 활용

네이버웹툰이 미국 나스닥 상장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이뤄진 국내 플랫폼의 해외 진출 전략이 빛을 보는 모습이다. 네이버가 원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데는 인공지능(AI) 활용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네이버웹툰 본사이자 미국 법인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각) SEC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네이버웹툰은 2015년부터 네이버 사내독립기업(CIC)으로 운영되다 2017년 분사했다. 이후 2020년 일본에서 ‘라인망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인 자회사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를 사들이고 미국 웹툰 엔터테인먼트로 본사를 옮겼다. 네이버가 지분 71.2%를 보유한 대주주다. 라인야후는 28.7%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신고서를 보면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종목 코드는 ‘WBTN’이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JP모건, 에버코어가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발행 규모와 공모가액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는 30억∼40억 달러(약 4조1550억~5조5400억원)로 추정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네이버웹툰이 상장을 통해 최대 5억 달러(약 6925억원)를 조달할 수 있다고 봤다.

이는 웹툰 종주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져 온 결과다.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북미 웹툰 플랫폼 시장에서 70.5%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매출을 바탕으로 지난해 상장을 위한 마지막 퍼즐인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국내 유니콘 기업 리디의 ‘만타코믹스’도 북미 점유율 9.7%로 2위에 올라 있다. 만화 강국인 일본 만화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에서 카카오의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픽코마의 점유율은 절반에 육박한다.

다만 주력 시장인 일본 내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시장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점은 변수다. 최근 애플·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도 웹툰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마존과 애플은 지난해 각각 ‘아마존 플립툰’과 ‘버티컬 리딩 코믹스’라는 웹툰 서비스를 일본에 출시했다. 일본 대표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도 올해 자체 웹툰 앱인 ‘R-툰’ 서비스를 출시했다.

소니는 일본 현지 웹툰 플랫폼인 ‘메챠코믹’ 운영사인 인포콤을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가 상장 시 원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흑자 경영 그 이상이 필요한 이유다.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지만 순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비용 효율화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웹툰의) 조 단위 상장을 위해서는 실적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에서 AI를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며 “노동 집약적 성격을 지니는 웹툰·웹소설 산업의 생산성 향상에 생성 AI가 미칠 수 있는 영향은 큰 편”이라고 분석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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