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미사용 항공권 환불 여부 의무적 안내” 추진

허경구 2024. 6. 3.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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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친구와 함께 이탈리아 여행을 갔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앞으로 항공편 승객들이 A씨 사례처럼 위탁 수하물이 도착하지 않아 걱정하는 일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항공사가 국내 출발·도착 항공편에 위탁 수하물을 싣지 않았을 경우 이를 승객에게 즉각 알리도록 하는 '항공교통 이용자 보호 기준' 개정안을 오는 12일까지 입법예고 한다고 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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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교통 이용자 보호 기준’ 개정
수하물 분실·처리계획도 알려야
의견수렴 거쳐 이르면 하반기 실시
캐리어 위탁수하물. 픽사베이


A씨는 친구와 함께 이탈리아 여행을 갔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외항사인 B사를 이용해 출국하면서 수하물을 맡겼는데, 도착지인 베네치아 공항에서 수하물을 인도받지 못한 것이다. 결국 A씨는 여행을 위해 의류, 화장품, 세면도구 등 생필품을 구매해 여행해야 했다. 계획에 없던 지출이 420유로(약 63만원)에 달했다.

앞으로 항공편 승객들이 A씨 사례처럼 위탁 수하물이 도착하지 않아 걱정하는 일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항공교통 이용자 보호 기준’ 개정안을 내놓으면서다.

국토교통부는 항공사가 국내 출발·도착 항공편에 위탁 수하물을 싣지 않았을 경우 이를 승객에게 즉각 알리도록 하는 ‘항공교통 이용자 보호 기준’ 개정안을 오는 12일까지 입법예고 한다고 2일 밝혔다. 이르면 하반기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개정안에는 승객에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알림 톡, 전화 또는 현장에서 설명 등을 통해 위탁 수하물이 실리지 않은 사실을 알리고 처리 계획까지 안내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예정된 탑승일에 항공권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 유효기간 내 최소 한 차례 이상 안내하는 규정도 개정안에 담겨 있다. 비행기를 놓치면 항공료를 돌려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항공권 유효기간 내에 공항시설이용료, 유류할증료 등 항공권 가격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

유효기간은 통상 탑승일(운송개시일)로부터 1년이고, 탑승일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 구매한 날을 기준으로 1년이다. 항공사는 소비자에게 항공권의 유효기간, 환불 신청 기한, 환불 가능 내역(수수료 및 위약금 발생 여부) 등을 명시해 안내해야 한다.

정부가 이 같은 규정을 만든 이유는 항공사에서 미사용 항공권 환불 정보 등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아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10개 항공사가 미환급금을 통해 얻은 수익은 6200억원에 달한다. 위탁 수하물 관련 피해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해외에서는 이미 유사한 규제가 시행 중이다. 유럽에선 비행 지연이나 결항이 발생했을 때 항공사는 승객에게 의무적으로 보상과 지원 사항을 적은 서류를 제공해야 한다.

미국은 위탁 수하물 분실 신고를 한 승객이 국내선 탑승구 도착 후 12시간 이내 또는 국제선 탑승구 도착 후 최대 30시간 이내에 수하물을 수령하지 못한 경우 수하물 요금을 환불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소비자 권리행사에 필요한 정보를 안내함으로써 승객의 권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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