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 자원 찾는 ‘탐해 3호’ 전 세계 바다 누빈다

조민아 2024. 6. 3.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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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부산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작은 선박을 타고 영도다리를 지나 20여분 달리니, 바다 한가운데 거대한 배 한 척이 떠 있었다.

김병엽 지질연 해저지질본부장은 "탐해3호는 근 10년 만에 유일하게 건조된 탐사선"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경북 포항 영일만항에서 취항한 탐해3호의 주요 임무는 탄성파를 이용한 해저 지질 탐사다.

탐해3호의 첫 탐사는 이달 서해 군산분지에서 해저 이산화탄소 저장소 찾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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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 6862t ‘바다 위 연구소’ 출항
MRI처럼 스캔… 희토류 등 탐색
지난달 31일 경북 포항 영일만항에서 공식 취항한 ‘탐해3호’가 망망대해를 항해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지난달 23일 부산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작은 선박을 타고 영도다리를 지나 20여분 달리니, 바다 한가운데 거대한 배 한 척이 떠 있었다. ‘바다 위 연구소’로 불리는 국내 최첨단 3·4차원 물리탐사 연구선 탐해3호다. 무게 6862t, 선폭 21m 배의 측면에는 ‘KIGAM(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 배는 파도가 4m까지 높게 일어도 안정적인 탐사가 가능하다. 김병엽 지질연 해저지질본부장은 “탐해3호는 근 10년 만에 유일하게 건조된 탐사선”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경북 포항 영일만항에서 취항한 탐해3호의 주요 임무는 탄성파를 이용한 해저 지질 탐사다. 선박의 음원 장비에서 탄성파를 일으키면 해양 지층에서 반사파가 올라온다. 반사파는 ‘스트리머’라는 장비에 기록된다. 이 파동을 분석하면 해저 지하 구조를 규명할 수 있다. 파동 세기는 물질 상태에 따라 다르다. 액체나 기체일 때 고체보다 강한 반사파가 들어온다. 최윤성 지질연 해저지질탐사연구센터장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처럼, 절단하지 않고 지하 내부 이미지를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탐해3호에 들어서자 긴 줄의 노란색 스트리머가 칭칭 감겨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스트리머 장비는 거의 천장에 닿을 만큼 컸다. 탐해3호는 스트리머 8줄을 100m 간격으로 최대 6㎞까지 펼칠 수 있다. 스트리머가 많을수록 탐사 효율이 올라간다.

바닷속에서 탄성파를 일으키는 에어건도 보였다. 에어건 하나에 최대 6000세제곱인치(큐빅인치) 부피의 공기가 압축돼 있다. 이 공기가 터지면 엄청난 파동이 발생한다. 최 센터장은 “마치 수중에서 다이너마이트를 터트린 듯한 충격”이라고 비유했다. 선박 주변 바다가 들썩이는 모습이 육안으로 보일 정도다.

탐해3호는 지상 5층, 지하 2층 등 총 7개 층으로 이뤄졌다. 맨 위 브리지(조타실)에선 선장이 눈을 떼지 않고 전방 항해를 지켜보고 있었다. ‘메인 사이언스 랩(연구실)’에선 탐사를 지휘하고 데이터를 분석한다. 직원들을 위한 숙박 시설과 휴게 공간도 곳곳에 있었다.

탐해3호의 첫 탐사는 이달 서해 군산분지에서 해저 이산화탄소 저장소 찾기다. 국내 대륙붕의 석유·가스 및 전 세계 해저 자원 탐사, 해저 지질 재해 요인 파악, 북극 자원 국제 공동 탐사 등도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태평양 공해의 해저 희토류 발견에 따라, 내년 태평양 전역 희토류 매장 정보를 확보하고 정밀 탐사 후보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부산=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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