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구지은 체제… ‘회사 매각되나’ 아워홈 내부 혼란 가속

박성영 2024. 6. 3.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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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위 식자재 유통기업 아워홈 오너 일가의 '남매 전쟁'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미현씨는 2022년 구 전 부회장이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밝혔을 때도 의견을 같이하면서 동반 매각을 시도한 적이 있다.

노조는 성명을 내고 "대주주의 경영권 싸움으로 아워홈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 회사 성장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본인의 배만 불리려고 한다"며 구 전 부회장과 미현씨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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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장녀 승리로 끝난 남매전쟁
직원들 고용불안… 경영력도 불신


국내 2위 식자재 유통기업 아워홈 오너 일가의 ‘남매 전쟁’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미현씨 연합의 승리로 혼란이 가중됐다. 경영권 매각 이슈가 불거지며 직원들의 고용 불안정성이 커졌다. 새로운 이사진의 경영능력 불신 또한 풀어야 할 과제다.

아워홈은 지난달 31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구 전 부회장의 아들 재모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사회는 재모씨를 포함해 미현씨와 그의 남편 이영열 전 한양대 의대 교수 등 3인으로 구성됐다. 구지은 부회장을 비롯한 기존 이사진의 임기는 오는 3일 만료된다.

아워홈 임직원 사이에서는 고용불안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구 전 부회장과 미현씨가 그간 사모펀드 운용사를 만나면서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남매간 경영권 다툼이 오래 지속돼 온 만큼 곧바로 매각을 추진하는 등 강한 액션을 취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통상 사모펀드는 회사를 인수하면 영업이익 등 실적 성과를 강화하기 위해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미현씨는 2022년 구 전 부회장이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밝혔을 때도 의견을 같이하면서 동반 매각을 시도한 적이 있다.

미현씨가 차기 대표이사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회사를 경영해 본 경험이 전혀 없기 때문에 당장 운영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구 부회장이 추진하던 주요 사업도 중단될 가능성이 커졌다. 구 부회장은 최근 ‘신성장 테크 비즈니스 부문’을 신설하고 인재를 영입하는 등 신사업 발굴에 공을 들여왔다. 신사업 추진의 지속성 또한 불안정한 상황이다.

경영 환경의 변화가 매출 타격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아워홈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8% 증가해 1조983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2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불확실성이 가중되며 실적 악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구 부회장과 미현씨 사이 갈등의 불씨도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 2021년 6월 구 전 부회장이 아워홈 대표이사에서 물러날 때 미현·명진·지은 세 자매는 의결권을 동일하게 행사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이 협약이 깨지며 구 부회장이 미현씨에게 소송을 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협약을 어기면 개인당 300억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위약금 규모는 회사 매각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아워홈 노조는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성명을 내고 “대주주의 경영권 싸움으로 아워홈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 회사 성장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본인의 배만 불리려고 한다”며 구 전 부회장과 미현씨를 비판했다.

아워홈 내부의 뒤숭숭한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경영진이 어떤 판단을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직원들의 불안만 커지고 있다”며 “새 경영진의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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