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 악몽’ SK 비상… 1조4000억 자금 어떻게 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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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 분할해야 하는 약 1조4000억원의 재원 마련 방안이 고차 방정식이 됐다.
먼저 최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사 SK실트론의 지분 29.4%를 청산해 7000억원 정도를 현금화하는 방안이 있다.
만약 노 관장에게 주식으로 재산 일부를 분할하기로 둘 사이 합의가 이뤄질 경우에도 SK㈜ 주가가 올라야 최 회장에게 유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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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방어… 이번주 긴급대책회의
주식담보대출·계열사 매각 ‘카드’
배당 확대도 거론… 재원조달 골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 분할해야 하는 약 1조4000억원의 재원 마련 방안이 고차 방정식이 됐다. 최 회장의 현금 여력이 부족한 탓에 계열사 지분을 건드려야 하는데, 이 경우 취약한 경영권을 최대한 지켜내는 게 숙제로 떠올랐다. 노 관장은 SK그룹의 지배구조가 흔들리는 것은 원치 않는다며 경영에는 선을 긋고 있지만, 그룹 안팎에서는 최대주주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제2의 소버린’에 견줄 만큼의 비상사태라고 판단한다.
2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번 주 중 긴급 대책 회의를 열 것으로 전해졌다. 항소심 판결 이후 최 회장의 이혼 소송이 더는 개인의 일이 아닌 그룹 지배구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비화했기 때문이다. 그룹의 경영권을 노 관장이나 제삼자에게 뺏기지 않기 위해 전사적으로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노 관장 주변에 이미 사모펀드가 붙어 코칭을 하고 있다는 말이 파다하다”고 전했다.
최 회장이 지주사 SK 보유 지분을 팔지 않은 채 쓸 수 있는 ‘카드’는 다른 계열사 지분 매각과 주식 담보 대출, 배당 등이 있다. 먼저 최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사 SK실트론의 지분 29.4%를 청산해 7000억원 정도를 현금화하는 방안이 있다. 다만 제값 받고 팔기가 관건이다. 주식 담보 대출을 ‘영끌’하는 방법도 있다. SK㈜ 주가가 뛰면 뛸수록 대출 가능 금액은 높아진다. SK텔레콤 등 주요 계열사 배당액을 최대한 올리는 것도 대응책 중 하나로 거론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은 이미 주식 담보 대출 5000억~6000억원을 받은 상태”라며 “배당을 늘리는 것은 주주 환원 차원에서도 나쁜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신규 투자 재원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만약 노 관장에게 주식으로 재산 일부를 분할하기로 둘 사이 합의가 이뤄질 경우에도 SK㈜ 주가가 올라야 최 회장에게 유리해진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혼 소송으로 (최 회장 입장에서) 자금이 더욱 필요해진다면 기대할 것은 보유 지분 매각과 배당 유입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최 회장은 3월 말 기준으로 SK㈜ 지분 17.73%(1297만5472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주회사인 SK㈜를 통해 다른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SK㈜는 SKC(40.6%) SK이노베이션(36.22%) SK텔레콤(30.57%) SK스퀘어(30.55%)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K㈜ 지분을 매각해 현금을 마련할 경우에는 27.5%에 달하는 대주주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데다 경영권마저 뺏기는 것이어서 최 회장으로선 최악의 시나리오다. 둘의 이혼 소송이 2심 판결대로 확정되면 최 회장은 위자료 등 돈을 다 낼 때까지 하루에 1억9000만원이 넘는 이자 부담을 떠안는다.
김혜원 윤준식 기자 ki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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