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서민 주거안정 돕는 매입임대, 사업효율성 개선안 필요
올해 1차 서울지역 청년매입임대주택 170호 모집에는 4만여명의 청년이 몰렸다. 도심 내에서 시세 40~50% 수준으로 10년까지 거주할 수 있어 청년들 이목이 쏠렸다. 매입임대사업은 임차 수요층에 지역 선택권을 폭넓게 제공하고 시세보다 낮은 보증금과 임대료에 이어 주거 서비스 지원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기존의 건설임대사업방식은 도심 외곽에 대단지로 공급하고, 사업승인 준비부터 착·준공, 입주까지 5년 이상 장기간 소요되어 단기적 시장 불안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반해 매입 임대는 매입 주택 선정 후 입주까지 6~8개월이면 가능해 주택 수요와 시장 불안에 신속히 대응하고 도심 인프라를 누리는 장점이 크다. 아울러 다가구 빌라 등의 소규모 주택을 짓는 건축주들의 자금 숨통을 터주는 역할도 한다.
최근 정부가 매입임대사업 규모를 4만3000 가구로 대폭 확대하는 주택정책을 발표함에 따라 서민 전·월세층은 물론 소규모 주택건설사업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LH가 개최한 이 사업 설명회에는 안내 책자가 소진될 정도로 수백 명이 몰렸고 관련 문의가 폭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입 임대사업은 면밀한 수요 분석 부족 등으로 5000 가구에 달하는 물량이 빈집(空家)으로 남아있고 일부 직원의 일탈로 물의를 빚어온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업무 과정이 불투명하고 매입 과정에서의 평가 시비 등도 잡음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매입업무의 투명성 확보와 운용의 묘를 제대로 살리지 못해 발생한 과오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호응이 크고 장점이 많은 이 사업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것은 구더기 무서워 장을 담그지 못하는 일이나 다름없다. 최근 주택공급이 급격히 감소하고 전·월세가격이 연달아 상승하는 분위기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단기적인 임대물량 확보가 시급한 현안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전세 사기 등으로 빌라와 다가구 등의 임차를 기피하는 경향까지 생겨나 임대차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월세 급등에 따른 서민 임차인 등 약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을 감안 하면 매입임대사업 확대로 물량을 신속히 확보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자칫 서민 전·월세층이 재차 피해를 볼 소지가 크다.
다만 그동안 일부 말썽을 빚어온 매입약정방식에 대해 세심한 절차와 운용기준을 재수립, 투명성을 높이고 업무 과정상 혼선이나 시비를 차단하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거래의 투명성,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먼저 찾아야 한다.
장용동 한국주거복지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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