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포장 주문도 수수료 내라”…점주들 “음식값 올려야 하나”
배달 앱 1위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우형)이 7월부터 신규 점주에게 포장 주문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점주들은 배달 기사가 필요 없는 포장 판매까지 수수료를 부과하는 건 지나치다며 반발하고 있다.
2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우형은 지난달 31일 ‘배민 외식업광장’ 공지를 통해 “7월 1일부터 새로 가입하는 점포에 포장 중개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6월 30일까지 가입을 마친 가게는 내년 3월 31일까지 포장 수수료가 면제된다. 포장 수수료는 현재 일반 배달 수수료인 음식값의 6.8%를 부과하기로 했다. 2만원 어치 음식을 포장 주문하면 1360원의 포장 수수료를 점주가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경쟁사인 요기요는 포장 주문에 대해 이미 수수료를 받고 있고, 쿠팡이츠는 내년 3월까지 일단 무료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1위 배민과 2위 쿠팡이츠가 최근 ‘무료배달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배달 앱이 점주들에게 포장 수수료를 부과하면 마케팅 경쟁을 위한 실탄 확보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번 포장 수수료 부과 결정으로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에서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무료 배달 경쟁 비용이 점주들에게 전가된다는 지적도 영향을 미쳤다.
고객이 무료배달 혜택을 받으려면 점주는 배민에서 ‘배민1플러스’(수수료 6.8%), 쿠팡이츠에서는 ‘스마트요금제’(9.8%)에 가입해야 한다. 둘 다 주문 건당 수수료를 매기는 정률제 서비스다. 여기에 점주가 부담하는 배달비는 별도다. 이 때문에 수수료와 배달비 부담이 커져 매출이 늘어도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 점주들 주장이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점주는 “배달 앱이 포장 수수료까지 받아가 비용 부담이 크면 내년에 음식값을 인상할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음식값 인상이 장기적으로는 고물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점주들의 판로를 열어주고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플랫폼이 고객 유입을 위해 경쟁하면서 그 비용을 점주들에게 넘기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원가와 비용 압박을 받는 점주들이 음식값을 올리면 외식 물가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배민 측은 “포장 주문 서비스는 당사 앱을 통해 주문이 발생하고 서비스 운영과 고도화를 위해서는 다른 배달 서비스처럼 인력, 인프라 등 비용이 발생한다”면서 “포장주문 중개 이용료를 통해 서비스 유지 및 개선, 활성화 등에 투자해 업주 매출 증대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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