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냉정과 열정 사이
2024. 6. 3. 00:11
〈본선 8강전〉 ○ 렌샤오 9단 ● 박정환 9단
장면⑦=죽고 사는 것은 덧없다. 바둑돌의 생사는 눈 깜짝할 사이에 변한다. 백1로 살아가자 박정환은 흑2로 굳게 막는다. 이 수로 대마는 살았다. 정말 그럴까. 아직 두고 봐야 한다. 렌샤오의 돌이 백3으로 날아왔다. 역시 이 돌도 아직 죽은 것이 아니었다. 흑4로 받자 백5의 선수. 그리고 흑6의 뼈아픈 굴복. 찰나에 벌어진 일이지만 이 수순은 흑이 당했다. 흑4는 그냥 6의 자리에 이어야 했다. 이제 백에게도 기회가 왔다.
◆냉정한 AI=AI는 백1부터 삶의 수순을 밟아나간다. 3과 5는 선수. 쉽게 이해가 간다. 그다음 7의 젖힘. 이 수로 대마는 살았다. A로 받으면 B에 두기만 해도 널널하게 살았다. AI도 너무 어려우면 헤맨다. 그러나 AI의 수순은 대체로 간명하고 미래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생사 문제에서는 처신이 더욱 냉정하다. 이 그림은 흑 2집반 우세. 아직 먼 승부다.
◆실전 진행=인간은 AI처럼 냉정하기 힘들다. 더구나 지금처럼 마지막 초읽기가 심장을 옥죌 때 인간은 뜨거워진다. 실전에서 렌샤오는 백1∼5까지 선수하더니 7로 무섭게 공격했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중앙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82세 노인 손톱 밑에 낀 변…그의 존엄은 ‘휴지 한 칸’이었다 | 중앙일보
- 백종원 국밥 맛집에…"밀양 44명 집단성폭행 '대빵'이 근무" 분노 | 중앙일보
- 美 우려에 동조했던 김재규, 박정희 암살 한 달 전 만난 남자 | 중앙일보
- '파경' 선우은숙, 방송 하차…"나 정말 못하겠다" 눈물 쏟았다 | 중앙일보
- "4캔에 만원도 비싸"…편의점 품절대란 '천원 맥주' 또 나왔다 | 중앙일보
- "포르노 보는 것 같았다"…마돈나 콘서트 관객, 소송 제기 | 중앙일보
- 선재가 준 선물…변우석 "뉴욕 타임스퀘어에 사진 걸렸어요" | 중앙일보
- "천재성 아깝다, 100억 기부"…'음주 뺑소니' 김호중 두둔 청원 논란 | 중앙일보
- "하늘이 너무 이뻐 운다"…관측 이래 가장 맑았던 서울 왜 | 중앙일보
- "부장님 입∙담배 냄새에 당했다"…신종 '직장내 괴롭힘' 호소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