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인하 너무 빨라도, 늦어도 문제"…천천히 서둘러야

박재현 2024. 6. 2.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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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향후 금리인하 시기와 관련해 너무 빠르거나 늦지 않도록 '천천히 서두르는' 신중한 정책기조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박영환 한은 통화정책국 정책총괄팀 팀장과 성현구 정책총괄팀 과장은 최근 한은 블로그를 통해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늦은 금리인하로의 전환이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너무 이른 정책기조 전환은 물가 상승률의 둔화 속도를 늦추고 목표 물가로 도달하는 시기를 지연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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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블로그
정책기조 전환, 너무 빠르면 물가 하락 지연돼

한국은행이 향후 금리인하 시기와 관련해 너무 빠르거나 늦지 않도록 '천천히 서두르는' 신중한 정책기조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박영환 한은 통화정책국 정책총괄팀 팀장과 성현구 정책총괄팀 과장은 최근 한은 블로그를 통해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늦은 금리인하로의 전환이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에 따르면 최근 근원물가 상승률은 완만한 둔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은 3% 이내의 높은 수준에서 정체돼 있다. 높은 농산물가격, 국제유가 상승 등 공급충격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커졌다. 따라서 너무 이른 정책기조 전환은 물가 상승률의 둔화 속도를 늦추고 목표 물가로 도달하는 시기를 지연시킬 수 있다.

또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피벗 지연에 따라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신흥국과 선진국 모두 환율 변동성이 커졌다. 내외금리차가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어 환율 변동성 확대가 물가 상승률의 둔화 속도를 느리게 할 수 있다.

가계대출도 지난해 말 이후 감소세를 이어왔지만 4월 들어 증가 전환했다. 정책 기조가 너무 빨리 전환될 경우,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해 가계부채 증가세를 확대시킬 수 있다. 특히 금리가 낮을수록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기 때문에 너무 이른 금리인하는 가계부채 증가의 위험성을 키울 수 있다.

정책기조를 너무 늦게 전환할 경우엔 수출과 내수의 차별화가 심화될 수 있다. 국내 수출은 높은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소비와 건설투자는 2분기 들어 조정받으면서 내수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통화긴축이 오래 지속될 경우, 내수 회복세는 더욱 약화돼 수출과 내수 간 차별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금융시장 위험성도 증대될 수 있다. 통화긴축 기조가 장기화될수록 PF 부실 위험이 커지고 비은행권 대출 연체율이 높아질 수 있다. 이는 건설사나 저축은행 등 비은행금융기관의 신용위험을 높일 수 있다.

박 팀장과 성 과장은 "과거 로마 전성시대를 열었던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천천히 서둘러라(Festina Lente)’를 정책 결정의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았다"며 "무슨 일이든 너무 서두르면(festina)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반대로 너무 기다리면(lente) 타이밍을 놓쳐 의도한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균형적인 정책 결정이 중요하단 제언이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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