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신동’ 김민규, 20홀 혈투 끝에 절친 꺾고 ‘매치킹’ 등극

정대균 2024. 6. 2.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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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 우승…통산 2승
결승 연장 2차전서 중학교 동창 조우영 꺾어
최승빈과 박준섭 무승부로 공동 3위 입상
2일 충북 충주시 킹스데일GC에서 열린 KPGA투어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에서 중학교 동창 조우영을 꺾고 통산 2승째를 거둔 김민규. KPGA

조우영(23·우리금융그룹)의 3m 가량 버디 퍼트가 홀을 돌고 나오자 김민규(23·CJ)는 1m 남짓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피를 말리는 접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중학교 동창끼리 맞대결에서 연장 2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김민규가 ‘매치킹’ 자리를 차지했다.

김민규는 2일 충북 충주시 킹스데일GC(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총상금 8억원) 결승전에서 조우영을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22년 6월 한국오픈에 이어 KPGA투어 통산 2승째다. 우승 상금은 1억6000만 원.

15세 때 최연소로 국가대표에 선발된 김민규는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일찌감치 해외로 진출했다. 유러피언프로골프 3부 투어에서 2차례 우승하고 유러피언프로골프 2부 투어에서도 최연소 기록으로 우승해 장래가 촉망됐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으로 유러피언프로골프투어가 올스톱하자 2020년에 국내로 돌아왔다. 국내 귀국 직후 예선을 치러 출전한 KPGA투어 군산CC오픈과 KPGA 오픈에서 연거푸 공동 2위에 입상하면서 KPGA투어에 연착륙에 성공했다.

2022년에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우승하면서 KPGA투어 대형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그러나 그해 제주도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에 출전했다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중상을 당해 한동안 투어를 떠나 있었다.

2일 충북 충주시 킹스데일GC에서 열린 KPGA투어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에서 매치킹에 등극한 김민규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KPGA

2022년과 작년 이 대회에서 내리 8강에 올랐지만, 결승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날준결승전에서 최승빈(23·CJ)을 제친 김민규는 박준섭(31)을 꺾고 결승에 진출한 조우영을 맞아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조우영과 김민규는 2001년생 동갑으로 안양 신성중학교 동창이다. 조우영은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 골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작년에 투어에 합류했다.

조우영이 10번 홀까지 3홀 차로 앞서며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는 듯했다. 그러나 호락호락할 김민규가 아니었다. 11번 홀부터 13번 홀을 내리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김민규는 14번 홀(파4)에서 티샷 미스로 1홀을 내줬지만 15번 홀(파4) 버디로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남은 3개홀에서 팽팽한 접전이 펼쳐졌다. 결국 18번 홀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둘은 마지막 18번 홀결정짓지 못한 둘은 18번 홀(파5)에서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1차전에서는 조우영이 기회를 잡았다. 김민규의 세 번째샷이 짧아 그린에 올리지 못한 반면 조우영은 세 번째샷을 홀 4m 지점에 떨궜다. 그러나 조우영의 버디 퍼트가 홀을 외면해 기회를 살리지 못하자 김민규는 1m 가량 파퍼트를 성공시켜 승부는 연장 2차전으로 이어졌다.

2일 충북 충주시 킹스데일GC에서 열린 KPGA투어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한 김민규가 인터뷰 도중 교통 사고 이후 부진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KPGA

핀 위치만 바꾼 채 같은 홀에서 치러진 연장 2차전에서 김민규는 두 번째 샷으로 그린 바로 앞까지 볼을 가져다 놓은 뒤 세 번째샷을 홀 1m 지점에 갖다 놓았다. 반면 조우영은 두 번째샷이 그린을 훌쩍 넘어갔다. 세 번째샷을 홀 4m 가량 내리막 지점에 떨궜으나 버디 퍼트가 홀을 외면하면서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떨군 김민규에게 백기를 들었다.

김민규는 “3홀차까지 끌려갈 때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연속 버디가 나오면서 집중해서 칠 수 있었다”면서 “한국오픈 이후 우승이 나오지 않아 아쉬운 마음이 컸다. 아빠한테 감사드리고요…”라며 말끝을 흐린 채 참았던 눈물을 훔쳤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좋은 선수가 되겠다. 다음주 열리는 메이저대회 KPGA 선수권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3-4위전에서는 최승빈과 박준섭은 승패를 가리지 못해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박준섭은 17번 홀(파4)까지 한 홀 뒤져 있었으나 18번 홀에서 이글을 잡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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