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군기훈련 ‘가이드북’ 제작…“복귀 전공의 불이익 최소화”
이달 중 ‘군기 훈련 규정 표준 가이드안’과 ‘신병문화 혁신 가이드북’이 전군에 배포된다. 가혹행위에 가까운 군기 훈련으로 훈련병이 숨지는 등 최근 관련 사고가 잇따른 데 따른 장병관리대책 일환이다.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22대 국회 첫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논의 내용을 발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수류탄 투척 훈련 중 사망 사고와 관련해 철저한 현장 조사로 사고 경위를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순직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며 “신병교육대 훈련 실태와 병영생활여건을 긴급 점검해 불합리한 관행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인 건강, 심리상태, 훈련 수준 등을 고려한 장병 관리대책을 세우겠다는 게 당정의 계획이다. 가이드북을 제작해 군 간부부터 숙지시키는 한편, 신병교육대 교관을 대상으로 1박2일간 특별인권교육을 실시하고 신병교육대별 자체 인권 교육도 진행하기로 했다.
당정은 또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대량 살포 및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공격에 대해서는 “정상국가라면 상상할 수 없는 저급하고 치졸한 행위이자, 정전협정을 명백히 위반한 행위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날 회의에는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한덕수 국무총리,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군 관련 논의 외에도 물가동향, 의료개혁,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대책 등 다양한 현안이 논의됐다. 황 위원장은 회의에 앞서 “당과 정부와 대통령실이 1인 3각 달리기하듯이 한 호흡으로 국내외 난제를 풀어나갈 것을 민의의 정당 국회에서 다짐한다”고 밝혔다.
물가 대책과 관련해 당정은 이달 중 종료 예정이던 과일류 및 주요 식품 원료에 대한 관세 인하 기간을 올 하반기까지 연장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장 대변인은 “일부 농산물 가격이 높아 여전히 체감물가가 부담”이라며 “국민의힘이 관세 인하 연장안을 정부에 요청했고 정부가 이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여름철 집중호우에 대비해 배추 1만t, 무 5000t을 각각 비축하고, 배추 예비묘 200만주 이상을 확보하는 방안 등도 함께 추진한다.
한국갤럽의 5월 마지막 조사에서 취임 후 최고치(70%)를 기록한 윤석열 대통령 부정 평가 이유 1위는 ‘경제/민생/물가’(15%)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에 따라 당정은 다음주 중 ‘민생경제안정 특위’를 구성, 국민의힘이 추진 중인 31개 민생패키지 법안에 정부가 힘을 보태기로 방침을 정했다.
의·정 갈등에 따른 전공의 공백 상황에 대해서는 “‘복귀 전공의’와 ‘미복귀 전공의’에 분명한 차등 조치를 해야 한다”는 데 당정이 공감대를 형성했다. “복귀 전공의에게는 수련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최소화해 의료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그 밖에도 대학별 탄력적 학사 운영 방안 지원, 복귀생과 신입생의 학습권 보호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다. 현장 의료 부담을 대신 떠안은 간호사들을 위해서는 간호사법을 최우선 입법과제로 추진하기로 했다.
야당이 지난달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단독 처리를 강행한 전세사기특별법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현재 야당안보다 개선된 내용의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책을 마련하겠다는 게 당정의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추경호 원내대표는 “막대한 재정 손실 야기 우려, 현실적 집행 가능성, 형평성 등을 고려하면서도 피해자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덜어드릴 수 있는 효과적 대안을 신속히 마련해달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경매에 참여해 피해 주택을 낙찰받는 형식의 현행 매입임대 확대 등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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