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청한 날씨 부른 북풍, 오물풍선도 태웠다 "내일부터 바람 방향 복잡"
바람이 남북 관계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최근 북풍(北風)이 불 때마다 북한에서 오물 풍선을 띄워 남쪽으로 내려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달 28일~29일에 이어 1일부터 또다시 오물 풍선을 내려보냈다. 이로 인해 주말 사이 전국 곳곳에는 북한에서 보낸 오물 풍선이 발견됐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2일 오후 1시까지 서울과 경기, 충청, 경북 등에서 720여 개의 오물 풍선이 확인됐다.
북한이 띄운 오물 풍선이 수백㎞ 떨어진 경북까지 날아간 건 풍선을 남쪽으로 실어 보낼 수 있는 북풍이 불었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2일에 동해안을 제외한 한반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북풍 계열의 바람이 불었다. 서울의 경우 이날 오후 4시를 기준으로 초속 4.4m의 서북서풍이 관측됐다.
쾌청한 날씨 부른 북풍 타고 풍선 넘어와
주말 동안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쾌청한 날씨가 이어진 것도 상대적으로 시원하고 건조한 북풍이 불었기 때문이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대기 하층에서 부는 바람은 기압계의 작은 변화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지금은 북쪽에서 바람이 불 수밖에 없는 기압계 구조가 만들어진 상황”이라며 “서울의 가시거리가 좋고 하늘이 깨끗한 것도 이 북풍의 영향 때문”이라고 말했다.
남풍 우세한 여름, 북한에 불리하지만 “안심해선 안 돼”
바람의 방향은 과거에도 대남전단과 대북전단을 뿌리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에 우리의 기상청에 해당하는 북한의 기상수문국은 대남전단을 날리기 위해 접경지대의 지형과 풍향 등 바람길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분간은 바람의 조건이 북한 측에 유리하게 전개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주말이 지나면 북풍이 약해지고 바람의 방향도 수시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다음 주말까지는 강한 북풍이 또 불어 들어올 가능성이 현재로써는 적은 상황이다. 박 분석관은 “최근에 북풍 계열의 바람이 꾸준히 불었던 것과 달리 3일부터는 대기 하층의 기압계가 어지러워지면서 바람의 방향도 뒤섞이고 복잡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표 부근에선 지형에 따라 바람 방향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풍선을 띄웠다가는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
계절이 본격적인 여름철에 접어든 것도 북한 측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봄과 가을에 바람의 방향이 자주 바뀌는 것과 달리 겨울에는 북풍, 여름에는 남풍 계열의 바람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다만, 여름철에도 때에 따라 북풍이 불 수 있는 기상 조건이 형성되기 때문에 안심할 수는 없다.
반 센터장은 “여름철에도 기압골이 북쪽에서 통과할 경우 북서풍이 불 수 있다”며 “11~12일에도 약하긴 하지만 북서풍이 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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