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명 기내식 4끼 6292만원…與 ‘김정숙 종합 특검법’ 발의
셀프 초청으로 논란이 된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방문에 ‘기내식 비용 6292만원’이 새 쟁점으로 부상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입수한 김 여사의 2018년 11월 4~7일 인도 방문 당시 문화체육관광부-대한항공의 수의계약서에 따르면 대표단 36명의 기내식비로 6292만원이 소요됐다. 항목 중에서는 연료비(6531만원) 다음으로 높았다.
이들은 기내식으로 4끼를 먹었는데 계산하면 한명이 43만7000원짜리 한끼 식사를 한 셈이다. 공무원 여비규정에서 인도는 ‘나’군에 속하며, 출장 식비는 1일 136달러(18만8000원·장관급)이다. 기내식으로만 이를 훌쩍 넘은 것이다.
그런데 김 여사와 동행한 도종환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출장 이틀 전 공무국외출장계획서에 공무원 여비규정대로 1인당 식비 544달러(136달러X4일)를 책정했다. 출장 인원 총 19명의 식비는 총 6184달러(692만원)였다. 계획서상 식비보다 실제 기내식비가 10배 더 많이 지출된 것이다. 인원 역시 당초 19명이었다가 김 여사가 합류하면서 17명이 추가됐다.
여권 관계자는 “36명이 네끼 기내식으로 6000만원을 넘겼다는 건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36명이 같은 음식을 먹었는지도 알 수 없는 일”며 “36명 중 30명은 공무원인데, 무얼 먹었든지 간에 공무원 여비규정은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셀프초청’ 논란, 보고서엔 없는 타지마할
당초 논란은 김 여사의 인도행이 ‘셀프초청’이라는 점이었다. 배현진 의원에 따르면 허 왕후(가야 김수로왕의 비) 기념공원 착공식을 위해 2018년 9월 인도 측은 먼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초청 의사를 밝혔지만, 일정상 불발되자 도종환 장관을 초청했다.
그런데 10월 중순 청와대가 인도 측에 “김 여사를 초청해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인도 정부는 10월 26일 나렌드라 모디 총리 명의의 초대장을 보냈다. 문 전 대통령은 최근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에서 “나로서는 인도를 또 가기 어려워 고사했더니 인도 측에서 ‘그렇다면 아내를 대신 보내달라’고 초청하더라”고 밝혔는데 사실과 어긋나는 대목이다.
김 여사가 인도 방문 마지막 날인 2018년 11월 7일 타지마할을 방문한 점도 논쟁거리다. 배 의원에 따르면 타지마할 방문은 사전 일정에는 없었고 이후 출장보고서에도 실리지 않았다. 문재인 청와대는 당시 타지마할 방문 직후 브리핑에서 “여사의 타지마할 방문은 인도 측의 강력한 요청 때문”이라면서도 “넉 달 전 인도 국빈방문 당시 김 여사가 ‘다시 인도에 오면 타지마할에 꼭 갈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인도 방문 13일 뒤 대한항공과 계약을 수정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입수한 변경계약서에 따르면 타지마할이 있는 아그라로 가는 운항 일정이 추가되면서 1911만원(총비용 2억1699만원→2억3610만원)이 더 소요됐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급박하게 타지마할에 가기 위해 2000만원 가까운 혈세를 더 썼다”고 지적했다.
특별수행원인데 단독외교 맞나
김 여사의 인도 방문을 놓고 문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영부인의 첫 단독 외교라고 보는 게 정확하다”고 썼다. 하지만 인도 방문 정부대표단에서 도 장관은 대표단장, 공식수행원은 주인도대사 부부였다. 김 여사는 특별수행원 자격이었다. 김 여사의 단독외교에 도 장관이 공식수행원으로 동행했다는 민주당 기존 설명과 거리가 있다. 여권 관계자는 “영부인의 단독 외교라더니 수행원 신분으로 외유한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는 2002년 5월 8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아동특별총회 본회의에서 기조 연설을 했는데, 당시 이 여사는 정부대표단 수석대표였다.
김 여사 일행이 탑승한 공군 2호기에 대통령 휘장이 달린 점도 문제다. 대통령 공고 7호 ‘대통령 표장(휘장)에 관한 건’에 따르면 대통령 휘장은 대통령이 탑승하지 않는 전용기에는 달 수 없다.
한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3일 ‘김정숙 여사 특별검사법’을 대표 발의한다. 김 여사의 ▶인도 방문 관련 직권남용·배임 ▶옷값 특수활동비 사용 ▶청와대 경호원 수영 강습 ▶단골 디자이너 양모 씨 행정관 부정채용 ▶문다혜-양씨 대가성 금전 거래 등 다섯 가지 의혹이 수사대상이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82세 노인 손톱 밑에 낀 변…그의 존엄은 ‘휴지 한 칸’이었다 | 중앙일보
- 백종원 국밥 맛집에…"밀양 44명 집단성폭행 '대빵'이 근무" 분노 | 중앙일보
- “폭망한 테슬라, 딸 가지렴” 손실 떠넘긴 강남 엄마 노림수 [강남엄마 투자법 ①] | 중앙일보
- "포르노 보는 것 같았다"…마돈나 콘서트 관객, 소송 제기 | 중앙일보
- '파경' 선우은숙, 방송 하차…"나 정말 못하겠다" 눈물 쏟았다 | 중앙일보
- "천재성 아깝다, 100억 기부"…'음주 뺑소니' 김호중 두둔 청원 논란 | 중앙일보
- "을지부대 OOO 구속하라"…개혁신당, 얼차려 중대장 실명공개 | 중앙일보
- "첼로 선생님, 조금 작게요" IQ 162 지휘자 이승원이 왔다 | 중앙일보
- 파산 홍록기, 8억 주고 산 아파트 16억에 경매 나왔다...위치는? | 중앙일보
- 의붓 손녀 10년 성폭행, HIV 옮겨놓고…"유혹 당했다" 적반하장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