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 재력가"…학부모 모임서 155억 사기女 항소심도 중형

부산고법, 원심과 같은 징역 15년 선고
사기친 돈 백화점 명품관 쇼핑 등으로 탕진

학부모 모임을 통해 알게 된 후 오랫동안 친분을 쌓아온 지인들에게 사기 범행을 저질러 155억원을 가로채 호화 생활을 즐긴 5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중형을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부산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재욱)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사기) 등으로 기소된 50대 여성 A모씨의 여성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인 징역 15년을 유지했다.

A씨는 2013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학부모 모임 등을 통해 알게 된 지인들을 상대로 자신의 모친과 남편의 재력 등을 허위로 꾸며 속인 뒤 투자금 명목으로 총 155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자신의 모친이 국내 유명 금융투자사 회장과 친분이 있는 재력가로 수백억원의 펀드 투자를 하고 있으며, 남편은 대기업에 다닌다며 피해자들을 속였다. 그는 피해자들에게 남들은 모르는 높은 이자와 원금을 보장하는 투자 상품이 있다며 투자를 권유해 지난해 8월까지 10년 동안 지인 12명에게 투자 명목으로 155억원을 받아냈다.

A씨는 투자금으로 돌려막기를 하며 범행 초기 수익금 일부를 피해자들에게 지급하는 수법으로 사기 규모를 키워갔다. 그는 증권사 직원과 자신의 모친이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면서 피해자들의 신뢰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A씨와 오랜 기간 동안 알아온 데다 평소 그의 호화로운 생활을 보면서 A씨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밖에 없었다.

A씨는 사기로 받아낸 155억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76억원가량을 백화점 명품관에서 고가 의류와 명품 가방을 사거나 고급 외제 차를 구입하는 데 탕진하며 호화로운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다수의 피해자가 정신적, 경제적 피해를 호소하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피해 기간과 규모, 범행 수법, 피해자 수 등을 볼 때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 A씨에게 징역 15년 형을 선고했다. A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편취금을 돌려막는 구조가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범행을 중단하지 않고 추가로 사기 규모를 부풀린 점, 피해자들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 양형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며 항소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2심 판결에도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