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호랑이 박제, 불곰 안락사…'충격' 서울동물원 진짜 고민은
“슬프지만 할 일은 해야 한다.” vs “죽어서라도 쉬게 해줘야 한다.”
서울대공원이 지난 4월 폐사한 시베리아 호랑이 ‘태백이’의 박제화(化)를 놓고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다. 2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태백이는 지난 2018년 5월 2일 백두, 한라, 금강과 함께 4남매로 태어났다. 국내에서 태어난 데다, 시베리아 호랑이는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 1급)인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이상이 감지된 건 지난 2월. 태백이는 이때부터 변 상태가 좋지 않아 진료를 받아왔다. 검사 결과 담도계와 간 기능이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이후 먹이 섭취량이 급격히 적어지고 활동량도 줄어들면서 결국 눈을 감았다.
문제는 태백이 사후에 불거졌다. 서울대공원은 ‘자연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과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태백이를 박제하기로 고심 끝에 최근 결정했다. 하지만 일부 동물보호단체를 중심으로 “태백이를 죽어서라도 쉬게 해줘야 하며”며 박제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인공지능(AI)이나 3D 영상 등으로도 충분히 박제를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서울대공원 측은 “박제는 사진이나 영상으로는 대체할 수 없고, 멸종해 가는 시베리아 호랑이 유전정보를 후대에 남기기 위해서라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박제의 표피와 털 등에는 3D 영상 등으로는 구현할 수 없는 유전정보가 담겨있다.
여전히 근심 깊은 서울대공원
독일 '크누트'도 비슷한 딜레마 겪어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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