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의사, 누나 검사" 억대 뜯어낸 40대…法 "뻔뻔해" 형량 늘렸다

김지혜 2024. 6. 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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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법. 연합뉴스


자신의 직업을 의사라고 속이며 여성과 결혼할 것처럼 행세해 억대의 돈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형량이 늘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항소5-3부(부장 홍득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3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4년 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동기와 범행 후 정황 등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해봤을 때 원심의 형이 가볍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결혼 상대방인 피고인으로부터 입게 된 배신감과 상처, 정신적 충격은 매우 크다"며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의 피해를 보상하지 못했고,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 직접 출석해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2∼2023년 지인의 소개로 만난 여성 B씨로부터 약 1억9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다. 그는 B씨에게 자신을 정형외과 의사로 소개한 뒤 피해자와 실제 결혼할 것처럼 행세하며 범행했다.

A씨는 "병원에서 월급을 받지 못해 현금이 없다"며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리는가 하면, "결혼 비용을 지인에게 줬는데 지인이 도망갔다. 먼저 주면 나중에 갚겠다"고 속여 돈을 뜯어냈다.

또 B씨에게 "누나는 검사이고 매형은 판사다. 나는 수원시 광교신도시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며 신용과 재력을 과시했으나, 그는 실제 의사도 아니고 당시 별다른 수입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전에도 비슷한 수법으로 징역형과 벌금형을 여러 차례 선고받았다. 앞서 원심은 "과오를 반성하고 자숙하기는커녕 누범기간 중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자 가족의 주소를 아는 것을 빌미로 가족이 사는 곳을 찾아가겠다고 겁을 주고 돈을 추가로 요구하는 등 몰염치하고 뻔뻔스러운 행태를 보였다"고 판시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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