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적 아티스트 재능 아깝다"…김호중 두둔 청원글 논란

김현정 2024. 6. 2. 13:5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퇴출 찬반양론
KBS, 김씨에 '한시적 방송 출연 정지'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이 음주 뺑소니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가수 김호중 퇴출을 두고 극단적인 찬반양론 글이 잇따라 올라오면서 팽팽한 의견 대립의 장이 됐다.

2일 KBS 시청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김호중 가수 방송 퇴출에 관한 반박내용-약 100억 기부 나눔의 선한 영향력인 김호중 아티스트'라는 제목으로 작성된 게시물이 올라왔다. 김호중 팬클럽인 '아리스' 회원으로 추정되는 글 작성자 A씨는 장문의 글을 통해 김호중이 저지른 죄는 밉지만 그가 죗값을 치른 뒤 다시 보듬어 주는 관대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씨가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위해 지난달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A씨는 "제가 참 아끼고 좋아하는 스타가 지금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며 "그의 잘못을 두둔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아직 젊은 30대 초반의 나이고 앞으로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청년이며 세기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목소리를 가지고 태어난 아티스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의 천재적인 재능을 아깝게 여겨서 그가 자숙하며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법은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지만 사회는 한 번은 보듬고 안아주어야 하는 관용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썼다.

A씨는 김호중의 불우한 어린 시절과 기부 등 선행을 참작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김호중은) 어렸을 때 불안한 가정환경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고, 성인이 돼서도 주변에 올바른 길로 인도해 줄 수 있는 진정한 어른이 없었다"며 "그가 저지른 죄는 밉지만 그의 곁에 옳고 그름의 판단을 가지고 그를 도와줄 진실한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밝혔다.

또 "그의 오래된 팬들은 그가 마음 따뜻한 아티스트임을 안다"면서 "팬들이 지금까지 4년 동안 약 100억원 가까이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 나눔을 실천한 것은 김씨가 가진 이름의 선한 영향력"이라며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거듭 말했다.

1300건 이상의 동의를 얻어 답변 대기 중인 KBS 시청자청원 게시판 글[이미지출처=KBS 홈페이지 캡처]

해당 글은 이날 오후 1시 기준 13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 글의 마감일은 오는 25일이다. KBS는 30일 동안 1000명의 동의를 얻은 청원 글에 답변해야 한다.

반면 마찬가지로 1000건 이상의 동의를 받아 답변 대기 중인 청원 글 가운데 김호중 퇴출을 요구하는 글은 12건에 달한다. 이 글들은 "앞으로 저런 범죄(음주운전·뺑소니)를 저지른 사람들은 방송 출연을 할 수 없게 해달라" "영구적인 출연금지, 방송 퇴출을 요청한다" 등이 주 내용이다.

앞서 KBS는 지난달 29일 김호중에 대해 '한시적 방송 출연 정지'를 결정했다. 한시적 방송 출연 정지는 사회적 물의를 빚었지만 아직 법적 판결 등이 나오지 않은 대상자에 대해 방송사가 자체적으로 출연 정지 결정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KBS 측은 "법원의 판결 전이지만 김호중이 음주운전 도중 사고와 관련해 거듭된 거짓말로 심각한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며 "(김호중의) 방송 출연을 금지해달라는 다수 시청자의 청원 등을 고려해 한시적 출연 정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원의 1심 판결 이후 (김호중에 대한) 규제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KBS는 성폭력, 음주운전, 마약 범죄 등 위법하거나 비도덕적인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연예인이나 일반인의 방송 출연 규제 심사를 진행한다. 이후 사안의 경중에 따라 '방송 출연 정지' '한시적 출연 규제' '출연 섭외 자제 권고' 등으로 규제 조치한다.

한편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과거 김씨가 출연했던 예능 프로그램 일부를 여전히 '다시보기'로 볼 수 있어 일부 시청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날 현재 김씨 출연 방송 중 다시보기로 재생 가능한 프로그램은 지난 3월29일 방송된 '신상출시편스토랑' 218회, 4월7일 방송된 KBS 2TV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252회 등으로, KBS 홈페이지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에서 시청할 수 있다. 또 SBS 예능 '미운우리새끼'를 비롯해 MBC '전지적참견시점', MBN '가보자GO' 등 일부 회차도 여전히 서비스 중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