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잠실] 염경엽 감독 "엔스-켈리 교체 언급...자극 위해 내가 쓸 수 있는 카드 다 쓴 것"

차승윤 2024. 6. 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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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잠실=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내가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써야 한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지난달 28일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외국인 투수 한 명은 일단 바꾼다고 생각하고 차명석 단장이 출국했다"고 밝혔다. 일종의 선전포고였다. 시즌 초부터 부진했던 디트릭 엔스와 케이시 켈리를 관대하게 지켜보지 않겠다는 예고였다.

사실 굳이 공개적으로 드러낼 필요는 없는 일이었다. 교체 의사를 밝히지 않더라도 외국인 스카우트팀은 상시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도장을 찍기 전까지 '굳이' 교체 의사를 드러낼 필요는 없었다.

그런데 선수들에게 '채찍'이 된 걸까. 켈리와 엔스가 이후 페이스가 살아났다. 켈리는 지난달 26일 NC 다이노스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고, 이달 1일 두산전에서도 6이닝 2실점(비자책)으로 호투를 이어갔다. 지난달 28일 6이닝 2실점을 기록한 엔스는 2일 두산전에서 바통을 이어받으려 한다. '둘 중 한 명만 살아난다'는 선전포고가 통한 셈이다.

염경엽 감독은 의도적이었다고 설명했다. 2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염 감독은 "교체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미국 외국인 선수 시장도 봐야 한다. 무엇보다 지금 켈리와 엔스가 막상막하로 잘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염 감독은 "결국 다 내 전략"이라며 "구단에서는 말렸다. '바꾼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내가 꺼냈다. 경쟁을 붙이는 게 감독의 마지막 카드라고 생각했다. 경쟁을 통해 둘이 잘하면 좋은 일 아닌가. 난 자극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염경엽 감독은 "난 (두 명 모두) 살리고 싶다. 그래서 자극을 준 거다. 실제로도 페이스가 올라왔다"며 "한국에 있는 투수들이 잘하면 미국에서 찾을 투수의 기준도 더 높아지지 않겠나"라고 기대했다.

염경엽 감독은 "바꾸는 게 능사는 아니다. 시간도 필요하다. 입국, 비자 발급 등 절차를 생각하면 3주는 걸린다. 대체 선발을 그 사이 2~3회 써야 한다. 좋은 투수가 나온다면 내년까지 고려하고서 교체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염 감독의 교체 카드가 '위협용'으로만 끝나려면 일단 엔스도 잘 던져야 한다. 염 감독은 1일 켈리의 구종 배합도 본인과 이야기 나눈 것과 비슷하다고 했다. 엔스의 키워드는 높은 공이다. 그는 "투수 입장에서는 타자 시야를 넓혀놓을 필요가 있다. 엔스는 너무 낮은 코스에만 집중적으로 던지려는 경향이 있다"며 "엔스는 양쪽 보더라인을 활용하는 투수가 아니다. 가운데 방향으로 싸우는 투수니 위 아래로 해야 하는데 그동안 너무 아래로만 던졌다. 하이존을 적극적으로 쓰라는 주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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