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유리까지 박살…시장∙학교앞∙아파트 곳곳 오물풍선 소동
“폭탄 떨어진 줄 알았는데 쓰레기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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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2일 오후 1시까지 720개 발견”
북한이 지난달 28~29일에 이어 지난 1일부터 다시 대남 오물 풍선을 보내고 있다. 도서관, 시장, 산책로 등 도심 곳곳에서 오물 풍선이 발견되면서 시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서울·경기·충청·경북 등 지역에서 720여개의 오물 발견됐다. 북한은 지난달 1차 살포 당시엔 260여개의 오물 풍선을 날렸었다.
서울에선 구로구와 영등포구·마포구 등에서 신고가 집중됐다. 자동차 도로는 물론 아파트, 상가, 산책로 등 상당수가 도심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이날 오전 5시 50분쯤 구로구 신도림동의 한 아파트 입구 앞에서도 오물 풍선이 발견됐다. 주민 이경식(62)씨는“아침에 산책하러 나왔는데 폴리스라인이 처져 있어서 물어보니 북에서 보낸 오물 풍선이 떨어졌다고 하더라”며 “사람들이 다수 사는 아파트 코앞에까지 이런 게 떨어졌다니 무섭다. 만약 저게 생화학 무기였으면 인명피해가 있었을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오물 풍선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된 영등포구 안양천 산책로에서 만난 강신정(45)씨도“오물 풍선이 서울에 계속 떨어지는 걸 보니 ‘서울이 안전하지 않은 곳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오물 풍선은 우리 집 앞에 떨어질 수도 있지 않으냐. 그래서 북한이 미사일을 쏜다고 할 때보다 더 겁이 난다”고 말했다.
1차 오물 풍선 살포 당시엔 강화군에서 1건의 신고만 접수됐던 인천에선 중구와 서구·미추홀구·계양구·부평구 등에서 신고가 이어졌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접수된 오물 풍선과 관련된 신고는 10건이다. 풍선엔 오물과 쓰레기 등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들어있었다고 소방당국은 설명했다.
인하대 3학년 조모(22)씨는“전날 밤에 우리 학교 앞에 오물 풍선이 떨어졌단 얘기를 들었다. 수업 중이나 등교 중에 떨어질까 걱정”이라며 “풍선 안에 전단이나 오물 등이 들어있다고 하지만, 만약 대형폭탄 같은 걸 달고 오면 학생들이 밀집해 있는 캠퍼스는 타격이 클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날 오전 10시 22분쯤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한 빌라에선 북한에서 날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오물 풍선이 주차된 차량으로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해당 승용차 앞 유리창이 박살 났다. 북한에서 보낸 오물풍선의 무게는 10㎏ 안팎으로, 최소 5㎏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물 풍선 안 쓰레기 무게가 무겁지 않더라도, 풍선이 터져 낙화하는 과정에서 중력과 가속도가 붙어 충격이 커진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까진 오물 풍선으로 인한 피해 보상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차량 소유주도 보험회사에 보상 가능 여부를 문의한 상태”라며 “낙하하는 오물 풍선에 맞으면 다칠 수 있으니 낙하하는 물체를 발견하면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 30분쯤 경기 부천시 오정구 대장동에선 트럭 인근에 떨어진 오물 풍선 2개 중 1개가 폭발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트럭 앞 타이어와 운전석 일부가 타면서 그을음이 생겼다. 경찰 관계자는 “불은 운전자가 자체 진화해 금방 꺼졌다”며 “북한이 오물 풍선을 낙화시키기 위해 타이머를 장착하는데 이 타이머가 추락하면서 충격으로 터져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도 안전안내문자…시민들 “도심에 오물 풍선이라니”
북한이 오물 풍선 살포를 재개하자 경기도와 서울시, 인천시 등 지자체도 전날 안전안내문자를 보내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고, 오물 풍선 발견 시 접촉하지 말고 군부대(1338)나 경찰에 신고하라”고 알렸다. 서울시는 북한의 대남전단 및 오물 풍선으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서울시 초동대응반’을 설치·운영한다. 수도방위사령부, 서울경찰청, 서울소방재난본부와 연계해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오물 풍선 문제를 실시간으로 파악·대응하고 있다. 경기도는 ‘경기도 비상 대비 상황실’을 설치·운영하면서 군, 경찰, 소방 등과 실시간 대응에 나선다. 인천시도 관련 기관과 협조 체계를 유지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최모란·이찬규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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