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조기 입학시키면 출산율 올라간다? 정부기관 황당 주장

김지혜 2024. 6. 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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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실. 송봉근 기자


정부의 인구 정책 효과를 전담해 평가하는 국책연구기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이 출산율을 높일 방안으로 여학생의 1년 조기 입학을 제시했다. 아이들이 향후 결혼 적령기에 이르렀을 때 서로에게 더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를 들면서다.

조세연은 지난달 30일 펴낸 '재정포럼 2024년 5월호'에서 한국 사회가 직면한 저출생·고령화 현상에 따른 생산인구비중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제언을 내놨다. 조세연은 보고서에서 결혼 의지 확립부터 교제, 결혼, 출산을 결정하기까지 단계별 정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는데 이 중 '교제 성공 지원 정책'의 예시로 '여학생 조기 입학'을 제시했다.

조세연은 "남성의 발달 정도가 여성의 발달 정도보다 느리다는 점을 고려하면, 학령에 있어 여성을 1년 조기 입학시키는 것도 향후 적령기 남녀가 서로 매력을 더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아 조기 입학과 향후 남녀 교제 성공률 간 인과관계를 입증할 구체적 근거는 기술하지 않았다.

이에 일각에선 여성을 출산율 제고를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게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을 제시했다. 사회 통념을 고려하지 않은 제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는 지난 2022년 7월 초등학교 취학연령을 만 6세에서 5세로 1년 하향하는 학제 개편안을 발표했다가 "유아 발달 특성을 무시한다" 등의 비판을 받고 철회했었다. 이를 계기로 박순애 당시 교육부 장관은 임명 35일 만에 사퇴했다.

조세연은 또 '결혼의지 제고 정책'으로 혼인 인센티브 강화를 제안했다. 보고서에서는 "결혼으로 인해 세제·재정·규제적으로 부부들이 받는 혼인 페널티를 집대성하고 불이익을 조정해 결혼할 경우 안 할 경우보다 받을 수 있는 각종 혜택을 높인다"고 했다. 이어 "이성끼리 결혼해야 출산이 가능하므로 성 갈등의 해소도 해당 정책에 포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혼가구 출산지원 정책'에 대해선 "명확한 실증 증거 없이 채택할 수 있는 정책 방향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해당 정책은 결혼 출산의 유인을 낮추고 결혼·출산 혼인 가구를 줄여 구축할 수 있다"며 "이 정책을 활성화할 경우 결혼해서 출산했을 사람들이 오히려 동거하고 아이를 낳는 경우로 전환할 수 있다"고 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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