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1㎞→220m 줄고 안전하게…익산 초등생들 등하굣길 변신

김준희 2024. 6. 2.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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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익산시가 새로 만든 통학로를 따라 이리송학초 학생들이 걷고 있다. 사진 익산시


"재학생 4분의 1 도로 갓길 이용"


전북 익산에 있는 이리송학초 학생 가운데 상당수는 매일 아침 골프장을 낀 도로 옆 갓길을 따라 1㎞ 이상 걸어 학교에 갔다. 학교까지 바로 이어진 보행로가 없었기 때문이다. 학교 수업이 끝나 집에 갈 때도 차가 쌩쌩 달리는 먼 길을 돌아가는 건 마찬가지였다. 이젠 이런 위험천만한 길을 걸어 등하교하는 걱정을 덜게 됐다.

익산시는 2일 "이리송학초 인근에 4억1000만원을 들여 폭 3m, 길이 220m 통학로를 만들었다"며 "정헌율 익산시장이 교사·학부모 등과 함께 지난달 31일 완공된 통학로를 직접 걸어보는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 통학로는 들판을 가로질러 최단 거리로 만들었다고 한다. 1949년 문을 연 이리송학초엔 현재 398명이 재학 중이다. 익산시는 이 학교 재학생 중 25%(104명)가량이 신설된 통학로를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헌율(오른쪽 둘째) 익산시장이 지난달 31일 이리송학초 인근에 만들어진 통학로에서 이 학교 학부모 등과 함께 통학로 개설 사업 추진 경위 등을 듣고 있다. 사진 익산시


국가철도·농어촌公 토지 매입 협력


그간 학부모를 중심으로 "이리송학초 주변에 마땅한 인도가 없어 등하굣길 교통사고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익산시는 직선 형태 통학로 개설을 추진했다. 통학로를 만들 곳엔 개인 땅을 비롯해 국가철도공단·한국농어촌공사 소유지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모두가 '학생 안전이 최우선'이란 한마음으로 토지 매입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는 게 익산시 설명이다. 덕분에 공사도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지난해 9월 착공부터 지난달 준공까지 9개월이 걸렸다.

익산시는 안전한 보행 환경을 위해 통행로 주변에 폐쇄회로TV(CCTV)도 설치했다. 정헌율 시장은 "앞으로도 어린이 통학로와 보행자 안전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안전하고 편리한 도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리송학초 인근에 생긴 폭 3m, 길이 220m 직선 형태 통학로. 사진 익산시


초등학교 절반 통학로 보도 미비


한편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가 매년 수백건씩 발생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국 초등학교 절반가량이 통학로에 보도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0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용판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은 '초등학교 인접 도로 보도 설치 실태 조사'에 따르면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6293개 초등학교 중 통학로에 보도 설치가 완비된 초등학교는 3368개(53.5%), 일부 설치 2925개(38.2%), 미설치 523개(8.3%)였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26.0%로 설치율이 가장 낮았고, 전북 32.1%, 충북 39.1%, 전남 40.7%, 제주 45.1%, 경남 46.3%, 부산 47.6%, 대구 48.5%, 강원 48.8% 순이었다. 전북은 초등학교 420곳 중 135곳이 통학로에 보도가 설치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경찰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스쿨존에서 발생한 어린이(12세 이하) 교통사고는 총 486건으로 전년(514건)보다 5.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사상자 수는 531명(사망 3명·부상 529명)에서 525명(사망 2명·부상 523명)으로 1%가량 줄었다.

익산=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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