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방출? 메이저 도전은 이어진다
메이저리거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떠난 고우석(26·마이애미 말린스)이 DFA됐다. 하지만 팀에서 방출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마이애미는 1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투수 숀 앤더슨에게 40인 로스터 한 자리를 주기 위해 고우석을 DFA한다"고 밝혔다. 앤더슨은 지난해 KBO리그 KIA 타이거즈에 입단했으나 14경기 4승 7패 평균자책점 3.76을 남기고 팀에서 방출됐다.
다수 국내 매체는 DFA(designated for assignment)를 '방출 대기'라고 번역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잘못된 표현이다. '할당 지명'이란 표현도 쓰지만, '양도 지명'이라고 쓰는 게 좀 더 정확하다. 계약 주체를 이관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는 26명만 경기에 나설 수 있다. 그리고 예비 전력 14명을 더한 40명까지 보유할 수 있다. 고우석은 지난달 4일 샌디에이고에서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될 당시 40인 로스터 안에 포함됐다. 앤더슨을 즉시 전력으로 쓰기 위해 데려온 마이애미는 한 자리를 비워야 했고, 고우석을 DFA했다.
DFA된 선수는 웨이버 공시돼 어느 팀도 영입할 수 있다. 다만 기존 계약을 유지해야 한다. 공시 후 3일이 지나면 7일 안에 구단이 방출하거나 마이너리그로 보낸다. 간혹 원소속구단이 연봉 보조를 해주거나 조건을 삽입해 트레이드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쓰기 힘든 고우석을 데려갈 팀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트레이드 역시 쉽지 않을 듯하다. 마이너리그에서 7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으나, 구속이나 탈삼진 비율은 빅리그에 올리기 부족한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방출 가능성도 '0'에 가깝다. 마이애미는 고우석을 포함한 4명의 선수를 받고, 지난해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즈를 샌디에이고로 보냈다. 하위권에 처진 터라 아라에즈를 보내면서 유망주를 얻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였다. 아라에즈의 연봉은 1060만달러인데 마이애미는 800만달러를 부담한다. 실질적인 비용 절감 효과는 없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우석을 방출하면 잔여연봉(415만 달러)도 다 부담해야 한다. 가난한 구단인 마이애미가 그런 선택을 내리긴 쉽지 않다.
결국 마이너리그로 보낼 수 있는 옵션이 남아있는 고우석을 그대로 두고, 40인 로스터에서만 빼는 게 제일 현실적인 선택지다. 그러면 마이너리그에서 계속 고우석을 쓰다 좋아질 경우 빅리그에 올릴 수 있다. 다만 다시 고우석을 40인 로스터에 올리려면 또 누군가가 빠져야 한다. 그 전보다는 콜업되기 어려워진 셈이다. 트레이드가 일어나는 7, 8월까지는 마이너리그에 머물 전망이다.
설사 마이애미에서 방출되더라도 고우석은 한국에 돌아오기 어렵다. 임의해지 선수는 1년간 복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돌아온 박병호와는 사정이 다르다. 당시 박병호는 잔여연봉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계약해지하고,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로 복귀했다. 하지만 고우석은올해 2월 임의해지했기 때문에, 내년 2월 이후에나 계약할 수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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