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다르빗슈가 뛰었는데, 다음 일본 선수로 내가 감히…" [현장: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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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첫 날은 KBO리그에 이정표가 하나 생긴 날이다.
지난해 11월 신설된 '대체 외국인 선수' 1호 시라카와 케이쇼가 자신의 한국 무대 데뷔전에서 환상투를 선보이며 첫 승을 챙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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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고척, 김현기 기자) "그렇게 대단한 두 분이 뛰었는데…"
6월 첫 날은 KBO리그에 이정표가 하나 생긴 날이다. 지난해 11월 신설된 '대체 외국인 선수' 1호 시라카와 케이쇼가 자신의 한국 무대 데뷔전에서 환상투를 선보이며 첫 승을 챙겼기 때문이다.
우완 시라카와는 1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공 92개를 뿌리며 3피안타 4볼넷 6탈삼진 무실점의 예상을 뛰어넘는 빼어난 투구로 승리투수가 됐다. SSG 타선도 KBO 통산 최다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최정의 멀티홈런을 포함, 대포 4방을 쏘아대며 새 외인 투수를 도왔다.
시라카와는 초반 긴장했는지 1회 볼넷만 3개를 내주며 불안한 제구력을 보였다. 2회에도 연속 안타에 볼넷을 주면서 2사 만루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그 때마다 키움 외인 타자 도니 로슨이 병살타(1회), 내야 플라이(2회)로 물러나면서 시라카와를 도왔다. 3회부터는 제 궤도를 찾았다. 3회 첫 타자 김혜성에 내준 안타 이후부턴 모두 범타 혹은 삼진 처리했다. 이날 5이닝 공 92개를 뿌리면서 삼진 6개를 솎아냈다.
시라카와에겐 데뷔전 승리를 챙긴 무대가 고척 스카이돔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게 됐다. 지난 3월 메이저리그(MLB) 서울시리즈에서 일본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야구 선수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방망이를 휘두르고,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선발 등판한 곳이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올시즌부터 다저스와 10년간 7억 달러, 9700억원을 받는다. 연간 970억원을 챙기는 셈이다. 다르빗슈 유는 올해 연봉이 212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그에 비해 시라카와는 이번에 SSG에서 일단 6주간 뛰며 1600만원을 받기로 했다. 오타니, 다르빗슈와 비교하면 극과 극 차이지만 고척 스카이돔에서 당당하게 던져 승리를 따냈다.
이런 화제는 경기 전부터 시선을 끌었다. 시라카와의 일본 독립리그 소속팀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의 구단주 아라이 겐지(46)도 응원을 위해 고척 스카이돔을 전격 방문한 뒤 "몇 개월 전 오타니 선수가 여기서 플레이를 하지 않았나. 그리고 시라카와 선수가 불과 몇 개월 뒤 여기서 뛸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 SSG 구단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기뻐했기 때문이다.
시라카와 역시 데뷔승을 따내고 SSG 동료들로부터 물세례 세리머니를 받은 뒤 비슷한 말을 내놨다.
그는 "여기가 오타니 쇼헤이와 다르빗슈 유가 얼마 전 던지고 치고 했던 것이다"는 말을 듣자 "'그렇게 대단한 두 분 다음 일본 선수로 내가 감히 던져도 되는 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한 것이다. 대선배들을 존중하면서 자신도 충분히 잘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은연 중에 드러낸 코멘트였다.
시라카와는 "오늘 볼넷도 많이 나오고 했는데 그런 것을 고치기 위해 템포를 조절하겠다"며 다음 등판을 기약했다. 이숭용 SSG 감독 역시 "씩씩하게 던지는 게 인상적이다. 다음이 기대된다"고 극찬했다. 시라카와는 일단 오는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와의 원정 경기에서 KBO리그 2승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고척, 김한준 기자/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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