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한강푸르지오2차 가보니···월세·매매가 상승세 [감평사의 부동산 현장진단]
다른 곳과 비교해 이곳은 오피스텔 거래가 굉장히 활발한 단지다. 이유가 있다. 1인 가구가 선호하는 합정역에서 직통으로 연결된 단지라는 점과 함께 마포 일대에서 보기 드문 주상복합 형태 오피스텔이기 때문이다. 단일 동으로 구성된 다른 오피스텔과 달리 주상복합 단지 내 오피스텔은 보안 측면에서 우수하고 가구 수가 많은 편이라 관리비 절감에 유리한 경우가 많다. 특히 마포한강푸르지오2차의 경우 일부 호실은 한강뷰 조망도 가능하며 단지 내에 스타벅스 등 생활기반시설이 잘 갖춰졌다.
마포한강푸르지오2차는 전용 23~25㎡로 구성됐다. 모든 타입이 원룸형 구조지만 매매 시세가 만만찮다. 전용 25㎡가 지난 4월 3억6200만원에 거래됐다. 부동산 시장이 정점을 찍었던 2021~2022년 거래가와 비교해도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지난 3월에는 27층 매물이 3억6100만원에 손바뀜했다. 현재 나온 매물 역시 3억6000만~3억7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이 단지에서 더욱 주목할 점은 임대차 시장이다. 현재 전세 물건은 아예 찾아볼 수 없으며 매물이 나오는 즉시 바로 거래되고 있다. 월세 역시 계속 없다 최근 전용 23㎡ 타입 물건이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10만원에 내놓은 매물 1개만 나와 있다. 해당 타입은 지난 3~4월에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00만~105만원 수준에 거래됐으며 지난해 말에는 같은 보증금에 월세 95만~1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6개월 전과 비교해 월세 시세가 약 10만~15만원 이상 올랐지만 이마저도 해당 단지 전월세 매물이 워낙 없다 보니 금방 주인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합정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마포한강푸르지오2차는 합정역과 직통으로 연결된 초역세권이라는 점과 함께 주변 생활편의시설, 한강뷰 등 1인 가구가 선호하는 모든 조건을 갖춘 오피스텔”이라며 “워낙 입주민 거주 만족도가 높아 전월세 매물이 잘 나오지 않고 나오더라도 금방 소진된다”고 말한다.
오피스텔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월세 수익률은 계속 오르고 있으며 매매 가격 역시 4월 들어 상승세로 전환했다. 건축비 상승 등 영향으로 오피스텔 공급량이 급속도로 감소하면서 청약 시장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시장이 본격적으로 회복했다고 보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며 금리 인하 여부에 따라 시장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5개월 만 매매 가격 반등
월세가격지수 10개월 연속 상승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는 전월 대비 0.03% 올라 5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서울 오피스텔 매매 가격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4개월간 하락 곡선을 그렸다.
전국 오피스텔 매매 가격은 하락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으나 일부 타입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4월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 변동률을 보면 중대형(전용 60㎡ 초과~85㎡ 이하) 0.1%, 대형(85㎡ 초과) 0.08% 등 큰 면적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오피스텔 매매 가격이 4월 들어 상승세로 전환한 이유는 여럿 있다.
우선 월세 수익률이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올해 1분기 오피스텔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이후 전국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10개월 연속 상승했다. 올해 3월에는 100.22로 전월 대비 0.07% 올랐다. 2018년 1월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은 5.3%를 나타냈다. 1월 5.27%, 2월 5.28% 등에 이어 3월에도 꾸준히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공급 부족 역시 오피스텔 매매 가격 상승 전환에 영향을 미쳤다.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전국에서 청약 접수가 진행된 오피스텔은 15개 단지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도 33개 단지만 청약을 받았다. 2021년(85개 단지)과 2022년(84개 단지)에 비하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오피스텔 수요가 많은 일부 지역의 경우 입주 물량 역시 줄고 있는 추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올해 3703실에서 내년 1803실로 예상된다.
오피스텔 공급 감소 → 월세 상승 → 수익률 증가 → 매매가 상승 전환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서울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은 올해 들어 증가 추세다. 올해 1월 587건에서 2월 914건으로 증가했으며 3월에도 942건의 손바뀜이 이뤄졌다. 4월 역시 3월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서울 종로구 수송동 ‘두산위브파빌리온’ 전용 37㎡는 지난해 11월 2억8500만원에서 올해 3월 3억500만원으로 약 2000만원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종로3가역과 을지로3가역 사이에 위치한 종로하이뷰디아트(2020년 9월 준공) 역시 전용 18㎡가 지난 3월 2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월 같은 면적 매물이 2억30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소폭 오름세다.
오피스텔 매매 가격도 오를까
금리 인하 여부가 최대 변수로
기존 오피스텔 거래 증가와 매매 가격 상승은 청약 경쟁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19일까지 총 15곳의 오피스텔이 청약을 진행한 결과, 평균 15.2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5.3 대 1, 2023년 6.71 대 1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경쟁률이다. 전반적으로 오피스텔 시장이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시장이 완전히 반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한다. 오피스텔이라는 상품이 갖고 있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지속적인 반등이 쉽지 않다고 보는 시각도 우세하다.
먼저 수익률 상승의 경우 매매 가격 하락에 따른 착시 현상과 함께 전세사기 등의 영향으로 월세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마포한강푸르지오2차와 같이 입지 좋은 오피스텔이 아닌 경우 월세 가격 상승이 상당히 제한적이다.
반면 매매 가격은 올해 4월 들어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 몇 개월간 꾸준히 하락했다. 매매 가격이 하락하고 월세 수익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오피스텔이 아파트 대비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문제다. 오피스텔은 취득 시 여전히 높은 취득세율을 부담해야 하며 양도소득세 산정 시 주택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세제 측면에서 여러모로 불리한 점이 많다. 1·10 대책을 통해 취득세가 일부 감면되고 내년까지 짓는 오피스텔은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기로 했지만 이를 적용받을 수 있는 오피스텔 단지는 극히 제한적이다.
게다가 오피스텔은 결국 수익형 부동산으로 금리에 영향을 많이 받는 상품이다. 4~5년 전과 같이 저금리 시대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 오피스텔 시장이 살아나는 것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파트 시장이 회복되지 않는 한 오피스텔 시장이 살아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 있다. 과거 집값 상승기 때 오피스텔 아파트 대체재로 주목받으며 덩달아 가격이 상승했다.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 다르다. 주택 시장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고 하지만 일부 지역이나 특정 상품에 국한된 얘기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공급 부족 현상이 몇 년 동안 이어지고 금리가 하락하면 오피스텔 매매 가격이 반등할 수 있겠지만 당장은 오피스텔이 아파트 대비 투자 상품으로서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청약 시장에서도 서울 내 입지가 좋고 가격 경쟁력 있는 신축 오피스텔에만 투자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1호 (2024.05.28~2024.06.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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