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식은 블루오션…셰프도 장사 배워야” [대한민국 장사 고수 열전]
외식업계에 종종 회자되는 얘기다. 셰프는 요리야 잘하지만, 고객의 오감을 만족시키고 직원 관리까지 해야 하는 장사와 경영은 또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최형진 진지아 대표(45)는 업계에서 보기 드문 셰프 출신 장사 고수다. 그가 2018년 송리단길에 오픈한 중식당 진지아는 매일 300~400명 이상이 찾아 늘 대기줄이 서는 맛집이다.
‘한국식 중식’에서 탈피한, 창의적 콘셉트와 메뉴가 성공 비결로 꼽힌다. 진지아에는 한국 중식당에서 으레 파는 짜장면, 짬뽕, 탕수육 메뉴가 아예 없다. 대신 ‘마라곱창전골’이라는 새로운 메뉴를 시도했다. 지금이야 마라탕이 인기 메뉴로 자리 잡았지만 2018년 당시에는 이름도 생소한 메뉴였다.
“짜장면, 짬뽕, 탕수육으로 대표되는 한국식 중식은 다소 기름지고 트렌디하지 않은 메뉴예요. 중장년 남성 고객은 즐기지만 20~30대 여성층을 공략하기는 어렵죠. 그래서 2010년대 중반부터 대만 우육면 등 새로운 중식에 도전했습니다. 그러자 반응이 뜨거웠고, 특히 마라 우육면도 인기가 있는 것을 보고 마라곱창전골을 개발했습니다.”
결과는 대성공. 진지아가 문을 연 지 얼마 안 돼 마라 열풍이 불며 최 셰프는 ‘마라의 황제’로 불리게 됐다. 현재 진지아 고객의 70%는 20~30대. 젊은 층의 입맛과 트렌드를 정확히 분석해 예측한 셈이다.
늘 새로운 도전에 나서지만, 그래도 최 대표는 한국식 중식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한국중식협회 부회장을 10년 가까이 역임하고, 후배들에게는 “셰프도 장사를 배워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장사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나 장사 노하우 공유 플랫폼 ‘창톡’에서 특강도 종종 한다.
“음식점은 시그니처(대표) 메뉴가 매우 중요해요. 그에 따라 음식점의 생존이 좌우되죠. 진지아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도 시그니처 메뉴인 마라곱창전골 덕분이에요. 마라탕보다 단가가 높고, 경쟁점이 없는 차별화된 메뉴인 데다, 웍을 쓰지 않아도 돼서 조리도 상대적으로 수월하죠. 셰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시스템 경영으로 가야 한국 중식에 미래가 있습니다. 장사가 목표인 셰프라면 주방이 아닌, 홀에서 먼저 일해봐야 합니다.”
최 셰프는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많다. 중화 분식, 중화 주점, 철판 중식, 중식 백반, 중국 가정식 등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늘 넘친다고.
“최근 일식이 유행이지만 그만큼 레드오션이 됐어요. 반면 중식은 아직도 발전할 가능성이 많은 블루오션입니다. 올해도 2개점을 추가로 오픈하려 해요. 저부터 열심히 해서 후배들의 성장을 돕고 한국 중식이 발전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노승욱 객원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1호 (2024.05.28~2024.06.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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