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 대출한 소설책, 84년만에 반납…연체료는?

아서 코난 도일의 소설책, 84년 만에 반납
“전쟁 때문에 책 반납할 겨를이 없었을 것’”

명탐정 셜록 홈즈를 창조한 영국의 추리소설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의 소설책이 핀란드의 한 도서관에 84년 만에 반납됐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CNN방송은 1939년에 누군가가 대출했던 도일의 소설 ‘피난민’ 핀란드어 번역본이 헬싱키 중앙 도서관에 지각 반납됐다고 보도했다.

반납된 책 뒤표지 안쪽에는 도서 대출 카드가 들어 있었고 반납 기한은 1939년 12월 27일이었다. 도서관 측은 반납된 도서가 다시 대출이 가능할 만큼 상태가 양호하다고 밝혔다.

직원들은 대출 카드를 근거로 헬싱키 푸르시미에헹카투 지역에 살던 사업가가 1939년 이 책을 빌려 갔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다만 책을 반납한 사람과 대출한 사람의 관계는 파악하지 못했다.

84년 만에 반납된 아서 코난 도일의 소설 ‘피난민’ 번역본 [이미지 출처=핀란드 헬싱키 중앙 도서관 인스타그램 캡처]

CNN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이 핀란드를 침공한 ‘겨울 전쟁’과 이 책의 반납 지연이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겨울 전쟁은 1939년 11월 30일부터 이듬해인 1940년 3월 13일까지 이어졌다.

이 도서관의 사서인 헤이니 스트란트는 “전쟁은 반납 기일 불과 한 달 전에 시작됐다”면서 “대출자들은 책 반납을 생각할 여력도 없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가끔 수십 년이 지나서 책이 돌아오는 경우가 있는데, 대체로 사망한 사람의 유품에서 가족이나 친구가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책도 그런 경우일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헬싱키 중앙 도서관의 연체료는 최대 6유로(9000원)이다. 그러나 도서관 측은 이번에 반납된 도일의 소설은 시간이 많이 흘러 도서관 시스템에 연체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까닭에 연체료가 부과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