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앞두고 불안한데”...VR 썼더니 ‘효과 있네’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4. 6. 1. 13: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진수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교수와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 연구팀이 가상현실(VR) 플랫폼을 활용한 수술 교육의 효과를 설명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삼성서울병원)
받아야 할 수술을 미리 볼 수 있다면 어떨까. 이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진수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교수와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 연구팀은 최근 가상현실(VR) 플랫폼을 활용한 수술 교육의 효과를 설명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VR을 활용해 수술을 미리 간접 체험할 경우 환자의 수술 이해도가 개선되고 불안감도 줄어든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간은 해부학적으로 복잡하게 구성된 장기 중 하나다.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 검사 결과만으로는 설명이 어려울 때가 많다. 연구팀은 이를 고려해 수술 전 설명 도구로 VR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의료 교육 시뮬레이터 전문 기업인 브이알애드(VRAD)와 함께 간암 수술의 전 과정을 설명하는 VR 교육 플랫폼을 개발했다. VR을 이용하면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이용할 수 있어 입체적 설명이 가능하다.

VR 플랫폼은 실제 병원 내 교육실 모습과 동일하게 제작됐다. 교육은 간의 3D 모형을 활용해 진행된다. 환자가 VR 기기를 착용한 뒤 투명도를 조절하면 간 내부를 생생히 들여다볼 수 있다. 동시에 의료진의 설명도 시작된다. 의료진이 3D 모형을 실제 수술처럼 잘라내는 모습을 보여주면 환자는 어떤 방식으로 수술이 진행되는지 눈앞에서 볼 수 있다.

연구팀은 VR을 활용한 사전 교육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2022년 1월부터 2023년 2월까지 간암 수술을 앞둔 환자 88명을 모집했다. VR 플랫폼을 이용해 교육한 환자 44명과 기존처럼 말로만 설명하는 방법으로 교육한 환자 44명을 대상으로 교육 효과 차이를 비교했다. VR 플랫폼 교육을 받은 그룹은 5.86점 증가한 17.2점, 기존 교육을 받은 그룹은 2.63점 상승한 13.42점을 받았다.

수술 관련 불안을 느끼는 정도를 두고서는 차이가 더 컸다. 불안 정도를 측정한 검사(STAI-X-1)에서 VR 교육 그룹의 불안 점수는 4.14점 감소한 반면, 기존 교육 그룹은 0.84점 하락하는 데 그쳤다. 통계적 보정 후 두 그룹 간 불안 정도 감소폭을 비교한 결과도 비슷했다. VR 교육이 기존 교육보다 수술 불안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2.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진수 교수는 “백 마디 말보다 직접 눈으로 보는 게 낫고, 직접 간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볼 수 있으면 금상첨화”라며 “환자들이 수술 전 과도한 불안을 줄이고, 본인 질환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잘 이해했으면 하는 마음에 개발했는데 효과가 좋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